신인 당선작품<시 부문 대상>

사랑은, 목숨 불태워
조 바울

여기쯤 이었을까
내가 찾고 머뭇거리던 길
마른가지 기대고서서
기인 긴 밤 지새던 곳
북극성, 샛별이 되어
내 갈 길 가리키던 곳

절망의 끝에서
희망으로 가는 길은 언제나 병목이다
막다른 벼랑처럼
춥고 어둡고 더디온다
각혈을 토해내듯이
아프고 숨가쁘다

박제되어 죽은 골짜기
첩자처럼 숨어들어
봄바람은,
굳어진 가슴 아랫도릴 더듬다가
끝내는 불 질러 놓고
불이야 외쳐댄다

어느덧 네 얼굴은
한 떨기의 불이었다

가지엔 주렁주렁
연등불을 매달았다

사랑은, 목숨 불태워
어둔 세상 밝히는 것



버려야 할 것
, 찾아야 할 것
조 바울

양 백 마리 중에서
한 마리 잃었다고 
아흔아홉을 들판에 버려두고
잃은 양 한 마리를 찾아 나선다

열 개의 은전 중에 하나를 잃었다고
아홉 개를 마룻바닥에 내던져 놓고
잃은 것 하나를 찾아 헤맬까
그런, 바보 같은 계산법이 어디 있을까

아흔 아홉이 많고 중요하지
그까짓 적은하나가 중요한가
아홉이 크고 소중하지
그까짓 적은 한 개가 무엇이 소중하다고
이것이, 세상의 계산법과
천국의 계산법의 차이가 아닌
차원이 다른 점이요
분리점이지

그래서, 이것을 거룩하다 말하지
사람이 시궁창 세상을 살더라도
하늘이 고향인 사람은 사는 법이 다르지
그래서, 연뿌리는 시궁창속에 뿌리박고 살아도
시궁창 냄새를 풍기는 법이 없지
천국과 만다라의 꽃이기에 

 

  < 당선소감 >

  높은 하늘에서 찾지 못한 것, 낮은 땅에서 찾다

  신인 당선작품(시 부문 대상)
작품: 사랑은, 목숨 불태워 1

조 바울 목사.jpg    시인
, 목사: 조 바울
* 1960, 3, 11일생
* 건국대학교 문예창작아카데미 수료
* 건국대학교 해외선교사아카데미 수료
* 국제 하늘 문 교회 담임목사
* 연락처 : 010-7588-3927

 바람으로 광야 사십년을 떠돌았다. 무거운 것 버리고 가벼운 것 찾아서, 고단한 것 버리고 편안한 것 찾아서, 땅의 것 버리고 하늘의 것 찾아서, 사십년을 바람처럼 그렇게 떠돌았다. 그러나 내가 누구인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왜,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아무도 답을 주는 이 없었다. 이제, 더 이상 길은 막히고 길동무도 없이 나 홀로 가던 길, 높은 산 길 내려와 다시 사십년 만에 다다른 시궁창 같은 뒷골목,
 
 나는 그날 밤, 오랜만에 새벽 단꿈에서 깨어나 맞이하는 새 하늘과 새 땅, 새 아침, 풀지 못한 영원한화두하나, ‘나는 누구인가높은 하늘에서 찾지 못한 것, 낮은 땅, 시궁창 밑바닥에서 찾은 거라. 나는 더 낮은 세상을 향해 내려간다. 내가 나의 조국, 이 땅에 와서, 나그네로 광야를 헤매고 있을 때,

 
나에게 문학과 신학을 통해 나아갈 길을 열어 보여주신 박영남 교수님과 지저스타임즈 사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올리며, 국제 하늘 문 교회 사랑하는 성도들과 나를 기둥처럼 사랑과 기도로 받혀주는 나의 가족들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20119월 한가위, 벧엘 광야에서, 조 바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