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만장한 추억



새벽
3
눈을 떠보니 남편이 없었다
.
순간 강한 분노와 배신감이 온몸을 휘감았다
.
남편의 빚으로 압류 딱지가 집 안 곳곳에 붙을 때도
,
친구에게 사업자금을 사기 당했을 때도
,
이 정도는 아니었다.

시내에 있는 스크린 경마장을 찾아 다녔다.
얼마를 뒤지고 다녔을까
마지막으로 한 군데만 더 가 보자는 심정으로 들어선 경마장에서
충혈된 눈으로 스크린 속 말을 응원하는 남편이 보였다
.
이미 퇴직금과 폐물까지 모조리 팔아 경마에 쏟아 부은 뒤라
분노는 극에 달했다.

"이혼해!"
독기서린 눈빛으로 한마디 내뱉고 돌아서는데
남편이 내 팔을 잡았다
.
그러곤 고개를 푹 숙인 채 눈물을 뚝뚝 떨어뜨렸다
.
이 추운 새벽에 얇은 옷 하나 걸치고
,
젖먹이 아들까지 업고 자길 찾으러 다녔느냐며
,
용서를 구했다.

나는 남편 손을 뿌리쳤다.
하지만 몇 걸음 가지 못하고 주저앉아 목 놓아 울었다
.
동네가 떠나가라 함께 우는 아들이 불쌍했기 때문이다
.
벌써 6년 전 일이다
.
여전히 우리는 같이 살고, 남편은 아직도 사고 뭉치다
.
달라진 게 있다면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더 깊어졌다는 것이다.

지난 결혼기념일, 남편이 쌈짓돈으로 실 반지를 선물했다.
경마에 빠져 팔아 넘긴 폐물에 비하면 보잘것없지만
지금 내 손에 끼워진 실 반지가 한없이 감동스러운 이유는
파란만장하던 추억 때문이 아닐까.

<서신 가족이신 김인숙 님께서 보내주셨다. 여러분의 참여도 바랍니다.
출처-오화란 님의 "파란만장한 추억" 좋은 생각, 20118월 호>

*하루 한단 기쁨으로
  영성의 길 오르기*

 회개하는 사람은
 그 자리에서 다시 피어날 수 있지만
,
 그렇지 못한 이는
 정처 없이 유리하는 자가 됩니다.<>

  새벽기도를 마치고 이 글을 읽고
 지난날 철없던 시절이 자꾸만 생각이나
 눈물이 나서....글구 이 글과 사진을 올렸습니다
.
좋은 하루가 되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