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예배 이대로 좋은가?
작성일[2008/01/03 22:54:57]    
 황창기 박사, 더욱 바람직한 송구영신예배에서 주장

올해도 어김없이 모든 교회들이 송구영신예배를 드렸다. 혹은 2007년 12월 31일 23:30분에 시작하여 해를 넘겨 마치는 것으로 드리기도 하고 2008년 1월 1일 00:00분에 시작하기도 했다. 송구영신 예배에 대해 여러 말들이 많았었다. 왜 시행하는지 조차도 모르고 무조건 예배는 좋은 거야 하면서 따라 하고 있다. 

우리는 이쯤에서 송구영신예배에 대한 신학과 사고를 정립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 한국교회들, 무속신앙에 젖어 살던 우리 민족들이기에 교회 안에서도 무신경하게 거기 빠져가는 세태를 보면서 다시 우리의 신앙을 추스를 필요가 있는 것이다.

A교회는 해마다 송구영신 예배 시에 교역자들이 성경에서 좋은 구절을 교인 수대로 적어 함에 넣고 그것을 뽑게 하여 그것이 마치 그 해에 자신에게 주신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게 한다는 것이다. 한 성도는 말라기 3:11,12절의 말씀을 제비 뽑았다.  “만군의 여호와가 이르노라 내가 너희를 위하여 황충을 금하여 너희 토지소산을 멸하지 않게 하며 너희 밭에 포도나무의 과실로 기한 전에 떨어지지 않게 하리니 너희 땅이 아름다워지므로 열방이 너희를 복되다 하리라 만군의 여호와의 말이니라.”

그는 이 말씀이 부동산을 사라는 말씀으로 믿고는 기뻐하여 가족들에게 자랑하였는데 가족들도 좋다고 함께 자신이 뽑은 말씀들을 나누었는데 그 중 한 분이 “그 말씀은 말라기에 나오는 말씀으로 십일조를 하라는 말씀으로 보인다”고 하자 순간 얼굴빛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B교회는 마지막 주일에 신년감사헌금 봉투를 두 개씩 나누어 주었다. 하나는 신년 첫 주에 드리는 헌금봉투이고 다른 하나는 송구영신예배 때에 드리는 헌금봉투였다. 그러면서 송구영신 때에 드리는 헌금봉투에는 기도제목을 적어내라는 것이다. 그러면 일 년 동안 담임목사가 개인적으로 기도해 주겠다는 말을 첨부했다. 그 목사는 송구영신예배 시에 설교하기를 신년이 되면 점쟁이들에게 찾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일 년에 무속인들이 벌어들이는 돈이 4조나 된다고 비판했다고 한다.

C교회는 담임목사가 송구영신예배는 정각 12시에 드려야 된다고 고집해서 실제로는 2008년 1월 1일 00;00에 예배를 시작하였는데 대표기도를 하는 장로가 “이제 2007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라는 기도를 하게 되어 웃지 못 할 헤프닝이 발생하기도 하고 성찬 예식을 함께 시행하여 예배 시간은 무려 새벽 2시나 되어서야 마치게 되어 집에 돌아가는 전쟁을 치르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황창기 박사(동남성경연구원장)는 A교회와 같은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자칫 잘 못하면 무속신앙으로 타락할 위험이 있다고 진단하면서 모든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인데 날마다 성경을 읽는 가운데 또는 설교를 듣는 가운데 하나님의 음성을 들어야지 제비뽑기 식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받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했다.

B교회의 경우 기독교를 자기의 영달을 위하여 이용하는 무당 신앙으로 변질시킬 위험이 크고, 경제적 부담 등으로 주님께 감사하는 마음이나 하나님 나라 건설을 위한 목적 없이 강요당하는 분위기이며 교회는 이런 기회를 '수입'을 꾀하는 수단으로 사용함으로 역시 기독교의 무속화를 부채질하는 부작용이 일어나 성경적 개혁신앙이 설 자리가 좁아지게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C교회의 경우에 대해서는 우리 어렸을 때는 송구영신 예배가 없었다고 하면서 언제부터인가 생겨난 송구영신 예배가 마치 성경적이고 진리인양 한국교회 안에 자리 잡았고 정각 12시에 시작해야 한다는, 시간에 무게를 두는 듯한 고집도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시간' 중심으로 행사하니까 연말연시에는 각종 사고가 날 가능성도 있다. 몇 해 전  부산 D교회의 강도사 등 청년 몇 명이 새벽운전으로 목숨을 잃은 사건도 있었는데 연말연시에 잇달아 저녁 집회가 열리고 그것이 송구영신예배로 이어져 교역자들이 피로를 회복하지 못하여 사고가 난 것이 아니겠냐며 이렇게 극성스런 나라는 한국 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래는 황창기 박사의 더욱 바람직한 송구영신에 대한 제안 전문이다.

더욱 바람직한 송구영신

   
주 안에서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으로 인한 새 창조, 새 생명이 여러분과 온 가정과 하시는 일마다 때마다 충만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주님나라 확장'과 ''복음대적 진멸'의 위대한 대업에 충실한 역군[Agent]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대강절 [Great Advent]은 주님께서 세상 [죄악의] 끝에 나타나심[히9:26]을 기념하는 절기입니다. 따라서 우리 신자들에게는 성탄절과 부활절로 인한 송구영신이 설날과 한 해의 마지막 날보다 더욱 의미가 뚜렷해져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주님과 함께 죽고 주님과 함께 부활하여 함께 하늘에 앉힌 것을 [엡 2:5-6] 기억합시다. 또 주님의 죽으심과 부활은 옛 세상이 지나가고 새 세상이 들어온 대 변혁이지요. 그야말로 온 천지가 개벽한 것과 마찬가지이지요. 따라서 주님의 죽으심과 부활은 나의 옛 사람도 죽었고 나의 새 사람이 재  창조와 함께 이루어진 '나의 변혁'입니다. 그러므로 옛 것은 흉내도 내지 말고, 주님의 새 사람의 삶을 추구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것을 주님의 날에 예배드리고 성찬에 참여함으로 우리는 정기적으로 기념하고 축하하는 것입니다. 예배는 언약의 갱신 [Covenant renewal]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새 예루살렘에 들어와 [히12;22] 새 하늘과 새 땅을 맛보고 즐기는 천국백성의 잔치가 곧 주일 예배요 성찬식입니다. 교회는 성찬식을 자주 거행하고 성도들은 꼭 참여합시다.


이런 세계관으로 온 세상의 일들을 바라보고 이해합시다. 최근 파키스탄의 부토 살해 사건및 '독재자들의 장기 집권'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가진 자의 불로소득'을 부추기는 각 가지 '조직적인 악'[systematic evils]]들은 진멸되어야 합니다. 조직적인 악은 의, 공의, 인애 그리고 진실에 바탕을 둔 주님의 교회와 나라를 위축시키는 무서운 복음의 대적이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 이미 주님께서 우리의 대왕으로 즉위하시어 다스리신 지가 이미 2007년이나 지나갔습니다. 이제 '주님께서 다스리시는 해' [AD = Anno Domini] 가 2008년으로 바뀌었습니다.


기독교의 적은 공산주의가 아니라 실용주의입니다. 우리나라는 실용주의로 가고 있으나 교회만은 이 함정에 빠지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유익한 길'보다도 '옳은 길'로 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갈채하는 1등만을 추구하는 '명성'[fame] 주의 세상에 우리가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주님 앞에서 이름도 없고 빛도 없이 신실한 '충성'[faithfulness]주의 주님 나라를 발전시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대강절의 핵심인 성탄절 축하예배를 꼭 12월 25일에 맞출 필요 없이 그 주간에 가까운 주일에 드리면 됩니다. 그러니까 성탄 축하예배를 '폐지'하는 것이 아니라, '변경'하는 것이 더욱 성경적이란 말이지요. 송구영신 예배도 12월 31일 밤 12시에 드리기 보다는 새해 첫 주에 성찬식을 겸한 주일 예배가 가장 좋은 '송구영신'입니다. 즉 예수님을 바로 이해하고 섬기는 사람들은 송구영신 예배를 '폐지'하는 것이 아니라, '변경'하여 드림으로 '시간 중심'의 송구영신보다도 '주님 중심'의 송구영신, 즉 옛 것을 버리고 새 것을 영접 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 것이요, 그리스도 밖에 있으면 옛 것이란 단순한 성경적 가르침 [고후 5:17] 때문입니다.


'시간 중심'의 송구영신 예배는 무속신앙이 편만한 한국에서는 '혼합주의'로 가는 위험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주님 앞에서 새로운 결단을 하는 좋은 장점도 있음을 기억합시다. 그래서 '주님 중심'의 송구영신을 이미 이해하는 분들이 각 교회에서 드리는 송구영신 예배에 참석도 안하면서, 새로운 각오나 다짐도 없이 주님 앞에서 두 가지 모두를 잃는 어리석음에 빠지지도 말아야 할 것입니다.


주다해[AD]2008년 1월 1일


동남성경연구원장 황창기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