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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피스 병동 입구

인생의 끝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돕는 이들에게

당부하는 글귀가 마음을 흔든다

의사와 간호사와 그리고 봉사자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글이

매일 그 문구를 대면하는 이들에게는

그곳에 그런 부탁이 있는지 조차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외면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날마다 눈에 익었기에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뭉클했던 감정도 조금은

희미해졌을 것도 같다.

다짐하고 또 다짐했지만

타성에 젖어

이제는 잊은 지 오래다

지금껏 내가 한 일이

그리고 하고 있는 짓이

정말 누구를 위한 행동인지

잠시 멈추고 생각해 보게 한다.

보상을 위한 행동이 아니라

내가 창조주로부터 받은 은혜가 크기에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이 귀하기에

그 일을 담담하게 행하고 싶다

붓 놀림으로 문안을 작성하고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보는 이를 위해 써 놓은

 

그럴듯한 훈화가 아니라,

내 생활에 당연한 일이고 싶다

대접 받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고 싶다

오늘 내가 나 되게 하신 주님의 은혜에

감사함으로 이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