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기후위기

박명윤(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청송 박명윤  박사 칼럼리스트01.jpg 안녕하십니까. 지난 2010827일부터 연재를 시작한 <靑松 건강칼럼>이 오늘(2021.6.2) 800회를 맞아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기후위기에 관하여 기술하였습니다. 필자는 건강칼럼 중 일부를 편집한 건강서적 <웰빙ㆍ웰다잉>20183월에 발행(라이크출판사, 366)하여 20171월에 향년 98세에 별세하신 장인어른(故 李鍾恒 국민대 총장 역임) 靈前에 바쳤습니다. 지난해 10월에는 결혼50주년 金婚式을 기념하여 <행복한 여정 50>을 출판(파랑새미디어, 362)하여 사랑하는 아내(李幸子 전 고려대 교수)에게 獻呈했습니다. 칼럼을 애독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朴明潤 拜

 

지구촌 가족이 생활하고 있는 하나 뿐인 지구(地球)가 중병에 걸려 신음하면서 우리들에게 ‘SOS’ 긴급도움 요청신호를 보내고 있다. 기후변화(氣候變化climate change)가 코로나19 팬데믹(COVID-19 Pandemic) 못지않게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인류에게 존재론적 위협이며 이로 인해 인류는 종말을 맞을 수 있으므로 우리는 기후 변화를 저지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2019년 세계 건강 10대 위협(Ten threats to global health in 2019) 중 대기오염과 기후변화(Air pollution and climate change)를 가장 큰 위협으로 꼽았다. 전 세계인의 10명 중 9명이 매일 오염된 공기를 마시고 있으며, 오염물질은 폐, 심장, 뇌 등에 피해를 입혀 매년 약 700만명이 암, 심장질환, 폐질환 등으로 조기(早期)사망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WHO는 대기오염이 기후변화(氣候變化)의 원인이 되어 2030-2050년에는 기후변화로 인해 연간 25만명이 추가로 사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주로 인간 활동에 의한 온실가스 증가 때문이며, 이산화탄소(二酸化炭素)가 가장 대표적인 온실가스다. 미세먼지는 이산화탄소와 같은 탄소기반 물질에서 생성된다. 탄소중립(炭素中立, carbon neutral)이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이산화탄소의 실질적인 배출량을 ‘0(zero)’으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세계 곳곳에서 기후변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세계기상기구(WMO)는 최근 4(2015-18)이 전 세계적으로 기상관측 사상 가장 더웠던 해라고 발표했다. 지구 온난화가 계속 진행되면 북극의 빙하(氷河glacier)가 녹고, 해수면(海水面sea level)은 높아지고, 태풍과 홍수, 가뭄 등 자연재해가 잦아진다. 한반도는 기후변화 진행속도가 빨라 아열대(亞熱帶)지역이 될 것 같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구의 날(Earth Day)은 지구(地球)의 환경을 보호하자는 취지로 제정한 기념일이다. 지구의 날을 계기로 환경문제에 대한 각성을 촉구하는 운동이 1970년대부터 본격화되었다. 세계 환경의 날(World Environment Day)19726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하나뿐인 지구(only one earth)’를 주제로 환경회의가 열렸다. 113개 국가와 3개 국제기구, 257개 민간단체가 참여한 이 회의에서 유엔 인간환경선언을 채택하였으며 UN산하에 환경전문기구인 유엔환경계획(UNEP)을 설치하기로 결의하였다.

 

교토의정서(京都議定書, Kyoto Protocol)는 기후변화협약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목표에 관한 의정서이며, 199712월 일본 교토에서 개최된 기후변화협약 제3차 당사국총회에서 채택되었다. 미국은 전세계 이산화탄소(二酸化炭素, carbon dioxide) 배출량의 28%를 차지하고 있지만, 자국의 산업보호를 위해 20013월에 탈퇴하였다. 우리나라는 제3차 당사국총회에서 기후변화협정상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되어 의무대상국에서 제외되었으나, 2008년부터 자발적인 의무부담을 수행할 것을 요구받았다. 교토의정서는 기후변화 대응 매뉴얼의 정본이다.

 

반기문(潘基文Ban Ki-moon) 8UN 사무총장(Secretary-General, 2007.1-2016.12)20149월 뉴욕에서 열린 기후변화행진(People's Climate March)에 참가하여 기후 변화에 대한 대책을 촉구하는 시민운동에 동참하였다. 이어서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회의 준비를 위하여 세계 지도자들을 유엔 기후 정상회의(UN Climate Summit)에 초청했다.

 

파리 ‘UN기후변화회의에서 반기문 사무총장은 주관자로서 역사적인 파리 협정(Paris Agreement)를 이끌어내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20151212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제21UN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COP21)에서 196개국이 지구 온도 상승폭을 산업혁명이전과 비교해 21세기 후반까지 1.5도 이내로 제한하자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기후변화협정(파리 협정)에 합의했다. 그리고 2016지구의 날422UN본부에서 미국, 한국, 북한을 포함한 175개국이 서명했다.

 

2021년은 파리협정 이행이 시작되는 첫 해다. 코로나19 위기가 지속하는 상황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가운데 530-31일 이틀간 포용적인 녹색회복을 통한 탄소중립(炭素中立) 비전 실현을 주제로 2P4G 정상회의(2021 P4G Summit Seoul)가 서울에서 비대면 화상회의 방식으로 열렸다. 1차 회의는 201810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개최되었으며, 3차는 콜롬비아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P4G‘Partnering for Green Growth and Global Goals 2030’의 약자로 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를 의미한다.

 

P4G2015UN2030년까지 달성하기로 결의한 17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중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 있는 식량, , 에너지, 도시, 순환경제 등에 대한 해결책을 개발해 개도국에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P4G의 핵심적 활동은 파트너십을 발굴해 지원하는 것이다. 즉 선진ㆍ개도국, 그리고 정부ㆍ기업ㆍ시민사회 등 이해 관계자 모두가 참여하고 협업해 기후변화 대응과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의 결과 문서로 채택된 서울선언문을 한국ㆍ미국ㆍ일본ㆍ중국 등 38개 참가국과 세계경제포럼(WEF),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 9개 국제기구가 지지했다. 14개 조항으로 구성된 선언문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기후위기는 환경문제만이 아니라 경제, 사회, 안보, 인권에 영향을 미친다, 녹색회복을 통한 코로나19 극복,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내 억제, 탈석탄을 향한 에너지 전환 가속화, 해양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노력, 각 나라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인간환경선언(人間環境宣言)은 인간 환경의 보전과 개선을 위하여 전세계에 그 시사(示唆)와 지침을 부여하는 공통의 원칙이다. 원칙 중에는 인간은 그 생활의 존엄과 복지를 보유할 수 있는 환경에서 자유, 평등, 적절한 수준의 생활을 영위할 기본적 권리를 갖는다라는 환경권(環境權)을 선언하고 있다.

 

산림훼손은 이산화탄소의 흡수원을 제거하는 것으로 기후변화의 요인이 된다. 또한 산업혁명(産業革命) 이후 급증한 이산화탄소(CO2), 메탄(CH4), 아산화질소(N2O), 프레온가스(freon gas, 염화불화탄소) 등은 온실효과를 일으켜 기온을 상승시키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의 환경ㆍ건강 분야 걱정거리 1위가 미세먼지로 빅 데이터 분석 결과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대기오염 미세먼지를 1(Group 1) 발암물질로 201310월에 분류하였다. 세계적 의학 학술잡지 랜싯(The Lancet)이 최근 발표한 기후변화와 건강 보고서에서 미세먼지 문제를 집중 조명했다. 화석연료 사용으로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하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했고, 인간의 수명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7위의 온실가스 배출 국가이며, 2030년까지 전망치 대비 37%의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동참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파리 협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신속하고 광범위한 조처가 모든 에너지, 산업, 건축물, 운송업, 대도시에서 당장 이뤄져야만 한다. 특히 인간이 기후변화의 원인인 탄소 배출량을 급속히 줄여서 2030년에는 2010년 대비 45% 줄이고 2050년에는 최종적으로 제로(0) 상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딜로이트는 유럽원자력산업회의 의뢰로 작성한 유럽연합(EU)에서 원자력 산업의 사회ㆍ경제적 영향 평가 보고서에서 2050EU에서 원전 설비 용량이 150기가와트(GW)로 전체의 4분의 1을 유지할 경우, 원전이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에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효과도 클 것이라고 했다.

 

주요 선진국들은 탄소중립(carbon neutral)을 선언하면서 원자력 발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이브 데바젤 유럽원자력산업회의 사무총장은 유럽이 2050년까지 탄소 배출 없는 경제구조를 이루려면, 현재와 같이 EU 28개 회원국 전체 발전량의 4분의 1은 원전이 담당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도 2025년까지 원자로 20기를 신규 건설할 계획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탈()원전정책으로 원전 발전 비중이 201630%에서 201823.4%로 줄었다. 전경련(FKI)은 우리나라가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해서 원자력 발전을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세계가 직면한 과제인 기후변화를 해결하기 위하여 저탄소 생활 실천이 필요하다. 우리 일상생활에서 지구온난화 방지의 첫걸음은 에너지와 자원을 절약하고 산림을 보호하는 것이다. 가령 ‘BMW 건강법인 자가용 승용차 대신에 버스(B)와 지하철(M)을 타고, 가까운 거리는 걷기(W)를 실천하면 내 몸과 지구에 건강을 선물할 수 있다.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 2003)15세가 되던 20188월 학교를 결석하고 스웨덴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후 변화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이 시위는 세계적 기후 운동인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s for Future)’로 이어져, 그레타의 호소에 감화된 전 세계 수백만 명의 학생들이 기후 재앙에 반대하며 매주 금요일 학교 등교를 거부하고 동조 시위를 벌였다.

 

그레타 툰베리는 2019215일을 기점으로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 시위(School strike for climate)‘125개국 2천여 도시에서 적극적인 기후 변화 대응을 촉구하는 학생 주최 시위를 주도했다. 그리고 920-27일 기후 파업에도 참여했다.

 

툰베리는 2019923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UN 기후행동 정상회의에 참석하여 각국 정상들에게 세계 지도자들이 온실 가스 감축 등 각종 환경 공약을 내세우면서도 실질적 행동은 하지 않고 있다며 비판했다. 생태계가 무너지고 대멸종 위기 앞에 있는데도, 당신들은 돈과 경제성장이라는 동화 같은 이야기만 늘어놓는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미래 세대의 눈이 당신들을 향해 있다우리를 실망시킨다면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 경고했다.

 

그레타 툰베리는 2019년 역대 타임지(TIME)'올해의 인물'에 최연소로 선정되었으며, 세계적 권위를 지닌 과학 저널인 네이처(Nature)에서도 2019년 올해의 인물 10인에 선정했다. 또한 미국 경제전문지 포보스(Forbes)20191212일 선정한 올해의 여성 100위에 올랐다. 18세의 나이에 2019년 노벨평화상(Nobel Peace Prize) 유력 후보에도 들어갔다.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문제는 국경도, 이념도, 정파도 없으며, 우리 모두가 피해자이면서 또한 가해자이다. 지구의 미래와 미래세대의 생존을 위해 국제사회, 시민사회, 기업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 우리 모두 힘을 합쳐 하나 뿐인 우리의 지구(地球)를 구해야 한다. 지구를 구하자!

 

靑松 朴明潤(서울대학교 保健學博士會 고문, 대한보건협회 자문위원, The AsiaNㆍ시사주간 논설위원, The Jesus Times 논설고문) <청송건강칼럼(800) 2021.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