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셋째 주일 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돌다리도 두들겨가라는 시그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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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작년 이맘때 노회에서 부총회장 후보로 추천을 받고 총회에 등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단독후보가 되어 38년 만에 무투표로 부총회장에 당선되었습니다. 부총회장이 되어 지나온 1년 동안 총회장님을 잘 모시고 총회 운영을 배웠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2주 전에 노회에서 총회장 후보로 추천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노회에서는 후보라는 말을 빼 버리고 총회장을 추천한다고 해 버린 것입니다. 저는 분명히 소감을 발표하면서 총회장 후보라고 했는데 노회 준비팀에서 너무 들떠서 그랬는지 후보라는 단어를 빼 버린 것입니다.

 

저는 성격이 소탈하여 와이셔츠나 바지에 뭐가 묻어도 전혀 상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신문에 글을 쓴다든지 설교 원고를 작성할 때는 완벽증에 가까울 정도로 예민합니다. 그런데 저의 총회장 후보 추천을 위한 임시노회에서 총회장 후보 추천이 아닌 총회장 추천을 해 버렸던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다시 임시노회를 소집하여 지난번에 빠진 후보자를 넣어 총회장 후보 추천을 받았다는 회의록을 본 임시노회에서 채택하게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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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일에 대해 거의 10일 동안 신경 쓰지도 않았는데 임시노회를 앞둔 전날 밤은 속이 상하기도 하고 자존심이 상하기도 해서 잠이 안오는 것입니다. 더구나 임시노회를 한 후 총회 사무실에 가서 등록 하고 17개 광역시도회의에서 설교한 후 또 다시 총회임원회를 위해 목포까지 가야 하는 스케줄을 생각하니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잠이 안 오는 것입니다.

 

불면의 밤을 지내는 동안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해 주었던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소목사 주변에는 장비처럼 밀어붙이는 충성꾼은 많지만 제갈량같이 치밀한 사람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전날 밤, 불면의 시간을 보내면서 ,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가야한다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그렇습니다. 이번 일도 반드시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가라는 하나님의 시그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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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시노회를 마치고 총회 사무실에 가는 동안 이것 역시 하나님이 주신 기회요 고귀한 선물이라고 다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앞으로 총회장뿐만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를 섬기고 가야할 위치에 있을지도 모르는데 한순간에 판단을 잘못하면 더 큰일이 나지 않겠습니까? 그러므로 회의를 하고 결정 할 때 정말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가야 한다는 시그널을 준 것이라고 생각하며 다시 제 자신을 가다듬게 되었습니다.

 

정말 중요할 때는 제갈량처럼 치밀한 사람을 옆에 두고 그런 사람 말에 귀를 기울려야 되겠다는 학습을 한 것이죠. 그런 학습이 축적이 되어서 제가 우리 교단과 한국교회를 섬기는 동안 한 치의 오차나 실수가 없이 잘 섬기도록 하기 위한 기회요 선물임을 깨닫고 감사하고 또 감사했습니다.

 

목포로 내려가면서 이 글의 초안을 쓰고 있는데 서해안 고속도로 가에 문득문득 보이는 도로 표지판이 오늘따라 새롭게 느껴집니다. 앞으로도 하나님께서 저와 성도들의 삶의 순간순간마다 때로는 파란불로 때로는 빨간불로 시그널을 주실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보여주신 이정표대로 멈춰야 할 때는 멈추고 달려야 할 때는 달리면서 순종하며 살기를 소원할 뿐입니다.

우리의 삶보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시그널이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