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절 놀이, 성도님들도 화투 치시나요? 
 심심풀이로 시작하여 결국 교회문 닫아



인천 A교회 N목사는 최근 주일예배 시간에 "화투(고스톱) 치지 말라"는 설교를 했다. 명절 때 화투 치는 성도들이 많으며, 심지어 구역예배 모임이나 상가에서 화투를 치는 성도도 있다는 것이다. 화투는 하나님이 기뻐하시지 않는 일이며 화투 대신 사랑의 대화를 나누라고 N목사는 권면했다.

화투 때문에 문을 닫은 교회도 있다. 경기도 양평의 B교회는 주일 오후예배 전의 남는 시간에 놀이 삼아 시작한 화투판이 노름으로 커졌다. 이 교회는 담임 목회자가 화투판에 개입한 것이 화근이 돼 심한 갈등으로 번졌고 결국 문을 닫고 말았다.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성도들이 화투놀이에 가담해 그동안 성장시켜온 신앙심을 흐리게 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회자도 많다.

  ◇'고스톱 공화국'…크리스천도 예외 아니다

한국 사람 90%가 고스톱을 친 적이 있고 70%가 평소 이를 즐긴다는 설문조사가 나올 정도로 고스톱은 대한민국 국민 거의 대부분이 즐기는 놀이다. 특히 명절에는 고스톱이 인기다. 크리스천도 예외는 아니다. 인터넷 화투나 실생활에서 화투 문화에 '절어' 살고 있는 크리스천이 적지 않다. 서울 강북의 M교회 20세 이상 남녀 성도 30%는 이번 추석에 화투를 칠 것이라고 대답했다.

내기를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서울 강남의 S교회 청년들은 토요 청년예배 후 볼링 내기를 한 뒤 딴 돈으로 2차 나이트클럽을 갔다. 이 때문에 "사사로운 오락이 내기로 변질되지 않도록 성도들은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목회자들은 지적한다.

  ◇화투는 '일제의 잔재',우상신 일색

월별로 4장씩 총 48장으로 돼 있는 화투는 '일본 우상문화의 축소판'이다. 일본 고유의 세시풍속은 물론 월별 축제와 갖가지 행사, 풍습, 선호, 기원의식 심지어 샤머니즘 신앙까지 담겨 있다. 1월 소나무는 설날부터 1주일 동안 집 앞에 꽂아 두고 조상신을 기린다는 일본의 세시풍속을 그린 것이다. 또 12월 비 쌍피의 문양은 '죽은 사람을 내보내는 일종의 쪽문'으로 '라쇼몬'이라고도 일컬어진다. 이 피가 쌍피로 대접받는 것은 이 문에 붙어 있는 귀신을 대접한다는 의미다. 민속학자들은 화투가 일제시대에 급속히 확산됐다는 점에 주목, 일제가 우리 민족의 저항의식을 마비시키기 위해 화투를 의도적으로 전파시켰다고 주장한다.

◇화투는 '반 성경적'…성경은 탐심을 금하고 있다

기독교계에서는 화투가 반성서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효상 교회건강연구원장은 "화투를 치는 것은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부여한 신성한 노동의 가치를 전면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성경은 탐심이 일만 악의 뿌리라고 가르치고 있다(딤전 6:10). 또 탐심은 궁극적으로 자신의 생명을 잃게 한다고 가르친다(왕하 5:22∼25, 수 7:21, 잠 1:18∼19). 히브리서 13장 5절에는 돈을 사랑하지 말고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고 알려주고 있다. 마태복음 6장 24절에는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하느니라"고 기록돼 있다. 목회자들은 화투를 좋아하는 사람은 탐심이 생겨 인생을 요행수로 살게 된다고 말한다.

◇화투는 은혜 안 돼…기독문화 절실

일각에서는 재미삼아 하는 화투나 지나치지 않은 화투 놀이는 반드시 악으로 간주되지 않는다고도 말한다. 그렇다고 화투 치는 것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장난삼아 시작한 화투가 중독이 돼 노름으로 확대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인터넷 화투는 손쉽게 판을 벌일 수 있기 때문에 중독성이 매우 심하다.

조현철 강남중앙침례교회 목사는 "화투는 사탄이 개인과 가정을 파괴시키고 이성을 마비시켜 파멸로 가는 사단의 도구"라며 "화투에 시간과 힘, 정신과 영혼을 허비하지 말고 건설적인 신앙봉사와 놀이문화, 운동 등으로 온전한 신앙생활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