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 이명박 정부는 종교차별 즉각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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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불교대회, 경찰 추산 7만 참여..KNCC 김광준 신부도 가세
한국불교종단협의회는 27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이명박 정부의 종교차별 중단을 요구하는 범불교대회를 열었다. 경찰 추산 7만 명, 주최 측 추산 20만 명이 참여한 집회 후에는 시청에서 종로를 지나 조계사까지 이르는 거리행진을 펼쳤다.

수천여 명의 승려들이 연단 앞에 위치하고 신도들은 그 뒤에 배치된 가운데, 시청 앞 도로 절반와 플라자 호텔 앞, 소공로, 태평로 등 시청 주위에 불교인들이 가득한 가운데 불교식 행사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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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불교 27개 종단 승려와 신도들이 시청 앞에서 정권규탄 집회를 열고 있다. (프레스센타에서 정기남기자)

 불교식 예불 이후 본격적인 집회는 이명박 정부 취임 이후 종교 차별 사례와 이에 대한 대응, 범불교대회를 치르기까지를 진화 승려(상임집행위원장)가 경과보고 형식으로 발표하며 시작됐다. 이어진 봉행사에서 원한 승려(상임봉행위원장)은 “한민족 정신과 문화의 불꽃을 피워온 불교가 ‘기독교 공화국’을 꿈꾸는 일부 몰지각한 광신자들에 의해 이처럼 길거리로 내몰리게 됐다.”며 비난하기도 했다. 봉행사에 이어 대회연설을 한 수경 승려(불교환경연대)는 “대통령은 물론 강부자, 고소영 내각의 대부분은 온갖 탈법과 편법을 저지르며 부를 차지한 사람들이다. 이들이 어떻게 준법을 강요할 수 있느냐”며 “이명박 대통령은 독재 권력 전두환, 노태우 씨의 비참한 말로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정권을 비난했다.

또 "이명박 정권과 한몸을 이룬 기득권층은 경제적 최상위층, 족벌 재벌, 극우 보수 언론, 권력 지향적 관료, 정부 권력 기관, 일부 극우 보수 개신교 집단“이라며 "특히 일부 보수 개신교 집단은 이명박 대통령의 배제와 배타의 분열주의를 강화시킨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의 변신술은 참으로 용렬하기 짝이 없다. 촛불 정국 때 두 번이나 국민 앞에 사과를 한 일이 아직도 생생한데 언제 그랬느냐는 식으로 돌변했다"며 “다음달 2일부터 지리산에서 계룡산을 거쳐 묘향산까지 목숨을 걸고 오체투지를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법현 승려(태고종)은 “우리가 나선 것은 불교만 잘 되자는 것이 아니다. 소망교회도 순복음교회도 불교도 모두가 잘 되라는 것이다.”며 “우리는 목사님께 개종하라고 교회가 망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또 청와대, 검찰, 공기업도 능력에 따른 임명이 돼야 국민을 위해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기독교계에서 김광준 신부(한국기독교교협의회 종교간 대화위원장, 대한성공회)가 참석해 연대사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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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준 신부(NCCK 종교간 대화위원장, 대한성공회) 

김광준 신부는 “내가 속한 기독교 보수적인 장로 대통령에 대한 집회에 참석하게 돼 마음이 무겁다.”면서 “그러나 기독교 내에서도 종교간 상생의 목소리를 내는 이도 있다는 것을 알아달라.”며 참석자들에게 전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또 “정부가 오해라고 말하고 있지만 반드시 그렇지 않다. 정권 교체 미명하에 차별적인 종교정책은 안 된다.”며 문제의 원인을 정권의 탓으로 돌렸다. 김 신부는 “종교차별은 불교만의 것이 아니라 기독교 안에서도 있다. 민주화 운동을 해 온 내가 속한 NCCK를 대해서도 정권은 차별하고 있다. 다시 권위주의 시대로 회귀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정부가 바로 가도록 모두 힘을 모으자”며 입장을 이야기했다.

이어 지환 승려(선원대표)가 결의문 낭독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에게 요구하는 입장을 다시 발표했다. 결의문의 요지는 △공직자의 종교차별 사태를 책임지고 공개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할 것 △ 경찰청장 등 종교차별 공직자를 즉각 파면하고 엄중 문책하라 △ 공직자 종교차별을 금지하는 법제도화 즉각 추진 △ 민심수습을 위해 시국 관련자에 대한 국민대화합 조치를 실시를 그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날 눈길을 끈 것은 마지막 시국 관련자에 대한 화합조치 요구이다. 현재 조계사에 은신하고 있는 촛불집회 주동자들에 대한 언급으로 촛불 집회에 대한 불교계의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를 통해 이명박 정부와 최근 논란이 일었던 쇠고기 정국과 관련한 뚜렷한 차이를 보이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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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회 후 거리행진을 준비하고 있다.

불교계는 앞으로 이런 요구에 대한 구체적인 조치가 없을 때 다시 거리로 나올 것이라며 정부를 압박했다.

시청 앞 행사는 국민에게 드리는 글, 발원문 낭독을 끝으로 예정된 시간을 넘긴 4시가 지나서야 거리 행진을 시작했다. 참석자들은 수십개의 만장을 앞세우고 거리행진을 한 후 조계사에서 마무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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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는 1시부터 식전 행사와 조계사법회 후 시청이동 행렬, 행사 후 거리 행진으로 시내 도심과 주변 도로는 극심한 교통 체증을 겪어야 했다. 경찰에 의한 도로 차단으로 버스가 우회하고 도로에 갖힌 시민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내며 불교계를 향한 이미지가 곱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