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계리가 주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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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책을 읽고 싶었지만 거리상 구입할 없었습니다. 때마침 한국에서 이곳 아프리카에 오시는 분들이 계셔서 책을 부탁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여러 탈북민들을 만나 얘기를 나눠보았고 북한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고발한 책자들을 많이 접했지만, <풍계리> 여느 책과는 달랐습니다. 그래서 붙잡자마자 단숨에 읽어 버렸습니다. 아니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는 말이 맞는 같습니다.

 

표지에 쓰여 있듯이모든 내용들이 소설 같은 현실이었습니다. 소설 <풍계리> 저자는 김평강 탈북 여류작가로 실제로 풍계리에서 학자의 아내로 20년간을 살았던 삶을 토대로 하여 2006년부터 시작된 핵실험으로 인해 천혜의 자연 풍계리가 어떻게 파괴되고 황폐화되어 가는지와 방사능에 노출된 핵과학자들과 노역한 군인들의 비참한 최후 그리고 마을 주민들의 피폭 피해 사례를 아주 리얼하게 증언해 주고 있습니다.

 

또한 자신의 아버지가 김일성대학 장성택의 동창이며, 친한 명의 친구들이 작가의 집에서 음악활동과 사교모임을 하면서 개혁개방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이들과 악수하고 포옹한 일을 또렷이 기억하면서 책이 사실에 기반 것임을 뒷받침해 주고 있습니다. 북한 주류사회의 김일성의 아내들과 삼부자 김경희의 남편 장성택. 주체사상의 황장엽, 최병서 등과 같은 실명을 거론하면서 상류층 전반에 걸쳐 일어나는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은 듣도 보도 못한 사건들을 여과 없이 진솔하게 기록해주고 있습니다.

 

김일성 49 참배자들이 꽃을 헌화하는 충성경쟁으로 산과 들판에 꽃이 동이 나서 심지어 자기 집에서 나는 봉선화와 호박꽃까지 꺾어 갖다 바친 사례는 어느 지구상을 둘러봐도 북한밖에 없는 기이한 현상입니다. 1990년부터 시작된 고난의 행군시기에 300만이 아사하였고 거리 지하철에 거지가 수두룩하고 고위 간부들조차 끼니를 굶었다고 하니 처참함이 이루 없었음을 짐작할 있습니다.

 

책을 읽으며 무엇보다 자신이 한국에서 태어난 것이 감사했고, 북한 동포들이 너무나 불쌍하여 목이 메고 한편으로 죄스러움을 금할 없었습니다. ~ 내가 북한 동포들을 위해 있는 것이 정작 기도밖에 없다는 것이 무력감으로 다가 왔습니다. 아직도 대한민국 국민들이 북한을 동경하고 거기에 기대를 걸고 어떤 희망을 품고 있다는 것이 무지와 사치로밖에 여겨지지 않을 없었습니다.

 

북한을 향해 미리 예언한 전문가들과 예언자들의 말이 맞아 떨어지고 있고 지금까지 3만여 명의 탈북자들이 사실을 증언하고 있음에도 아직 우리는 믿지 못하고, 아니 아예 믿으려하지도 않고 영롱한 꿈을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마치 교과서에 나온 무지개를 잡으려고 세월을 허비했던 소년같이 말입니다. 지난 탄핵정국에서 심지어 목사들조차 우리나라의 민주화가 되었다고 했고, 젊은이들은 이게 나라냐? (지옥)조선(대한민국) 외치며 거리를 뛰쳐나왔습니다. 그런가 하면 한쪽에선 북한을 다녀온 사람들이 저마다 각기 충직한 홍보원이 되어 지상낙원 북조선 띄워주기에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2000년도에 시작된 햇볕정책으로 폭삭 망해가던 나라를 살려 놓은 결과가 핵으로 되돌아 왔고 지금 국민이 탄저균, 방사능 공포에 떨고 있는데도 거만하게 위협하며 거들먹거리는 저들을 도와 줘서 안달이 있으니, 다음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 똑똑히 뜨고서 지켜 일입니다. 저는 이런 분들이 책을 읽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 사뭇 궁금해집니다.

 

진심으로 바라기는 문재인 정권이 책을 읽고 우셨으면 합니다. 아니 단순히 악어의 눈물 차원을 넘어서 진정 어린 반성과 함께 향후 통일 정책 방향 수정에 들어갔으면 합니다. 대통령뿐만 아니라 청와대에 계신 분들과 정치인들 그리고 우리 모든 국민들, 특히 대한민국의 인권과 환경보호를 부르짖는 분들이 책을 반드시 읽고 뼈저린 반성과 함께 어떤 대안을 놓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북한을 향한 저의 기대와 함께 기도도 달라져야 함을 절실히 깨닫게 됩니다. 비록 뿐만 아니라 책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의 가슴 깊은 곳에서 조국에 대한 사랑과 감사 그리고 고통당하는 북한 우리 동포들에 대한 사랑과 아울러 뜨거운 통일 염원이 되살아나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곰시출판사 김평강 저자님과 수고하신 모든 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칼럼 글쓴이 남아공 김현태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