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는 기쁨은 하나님이 주신 축복 


 
 보아스 사랑의 집을 찾아서 달려간 곳, 경기도 양주시 남면 입암리 원장 조요셉 목사를 만나 오늘에 이르기까지 지난날의 과정을 이렇게 털어놓고 있다.


보아스는 구약성경에 등장한 인물인데 그는 축복의 사람으로서 딱한 처지의 이웃을 돌볼 줄 알았으며, 이름에는 ‘그에게 능력이 있다’라는 의미를 담고, 성품에는 나눔 실천의 미덕을 지닌 사람, 지혜의 왕 솔로몬의 성전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기둥의 이름도 보아스이다.

보아스는 축복이 가득하고 든든한 이름을 가진 뜻이 있다. 그런 그가 이 시대에도 존재한다면 어떨까 보아스 사랑의 집 조요셉(규식)목사는 보아스를 보는 듯 너무도 폭은 하고 사랑이 많았다. 조 목사는 2급 장애인이면서 보아스 사랑의 집과 아가페교회, 아가페선교원을 섬기고 있는 이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빛과 소금과 같은 하나님의 사람이었다. 

 

조 목사는 청천벽력과 같은 아픔과 실명을 딛고 사회 쉼터를 건립하고 어려운 셋방살이에도 사랑과 나눔 웃음소리가 가득한 보아스 사랑의 집 장애인들과 함께 하고 있는 하나님의 사람이었다. 그는 지난날에 아픔을 이렇게 말한다. 자고 일어나니 어제까지 멀쩡했던 눈이 앞을 볼 수가 없다. 눈이 보이질 않는다. 그러기를 17년의 세월이 흘러가면서 주를 위해 사는 것이 무엇인가? 다짐을 한 것이 남에게 봉사하는 길이라며 마음을 먹는다, 그리고 지금껏 평생 실천해 오고 있다. 조 목사는 현재 지적장애자와 노숙자, 무의탁 환자들의 보금자리, ‘보아스 사랑의 집(남면 입암리)’에서 60여 명의 원생들을 그리스도의 사랑의 가슴을 갖고 돌보고 있다.

조 목사는 사실 실명하기 전 선교사가 되리라는 강한 꿈이 있었다, 또한 슬하에 네 명의 자녀와 아내가 있는 가장이다. 하지만 한순간에 그의 세계는 무너져 내렸다. 몇 개월의 방황 끝에 그는 믿음으로 자신을 추스렸다. 장애를 받아들이고, 남은 평생을 소외된 이들을 보살피는데 바치기로 하고 98년, 보아스 사랑의 집을 설립하게 되었다.

현재 정원은 45명이지만 사실 초과된 인원이다. 양주시에서 행려자를 발견하면 시민이고 경찰이고 보아스 사랑의 집에 전화하기 때문이다. 한밤에라도 전화벨 소리에 잠이 깨 그들을 데려와 씻기고 재우는 일이 부지기수다. 노숙자는 알콜중독증세가 있는 경우가 많아 복지시설장들에겐 노숙자 보호시설이 제일 험한 모습을 많이 보고 궂은 일을 많이 한다고 알려져 있다. 양처럼 양순하던 사람이 술을 먹으면 다른 사람처럼 변해서 폭력을 행사하기도 하고, 흉기를 들고 공격하기도 한다. 보아스 사랑의 집 처음엔 그런 일이 잦았다고 한다.

그러나 설립 10여년이 지나 틀이 잡힌 뒤로는 말썽 많던 사람도 보아스 기존 식구들 분위기에 동화되어 태도가 점잖아진다고 했다. 실제로 보아스 식구들은 공손하고 부드러웠다. 한때 ‘주먹 좀 썼던’ 사람도 있고, 폭력적이었던 사람도 있다던데 지금은 누군지 알 수도 없을 만큼 양순한 분위기였다.

그들의 태도를 바꾼 것은 사랑이다. 보아스 식구들은 가족이 없고 갈 곳도 없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인생의 마지막을 길에서 맞게 될 거라 여겼던 사람들이라 경계심은 많고 애정에 굶주려있다. 처음에는 덫에 걸린 짐승처럼 도우려는 손길도 거부하지만 믿음이 생기면서 서로를 가족으로 여기고 보아스 사랑의 집을 자신의 집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병도 있고, 나이도 많은 그들의 마지막 가는 길을 외롭지 않고 지켜주는 것도 보아스 식구들이다. 보아스 사랑의 집은 상처받은 영혼들의 마지막 쉼터로서 제 역할을 열심히 하고 있다.

300평 남짓한 보아스 사랑의 집은 매달 250만원의 월세를 내야 한다. 재정이 넉넉하지 않아 월세는 큰 비중을 차지한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사랑의 집 소유가 아니라 임대주택이기에 항상 불안하다.

“식구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첫째로 반석처럼 든든한 둥지가 필요한데...” 은퇴를 목전에 둔 조 원장은 후임자가 마음 편히 사역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고 싶다며 자신의 심경을 피력했다. 하지만 늘 예산이 부족한 형편이라 그저 기도할 따름이다. 그나마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된 식구들의 수급비로 어려움 속에서도 시설을 운영해 갈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다.

예산부족이라 전문 인력 고용도 쉽지 않다. 전문 교육을 받은 선생님을 모시고 자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러나 기존 직원들에게도 생활비도 안될 만큼의 적은 액수의 봉급을 주는 형편이라 실행에 옮기지는 못한다. 현재 근무하는 직원들은 다들 봉사하는 마음으로 헌신해주고 있는 거라며 조 원장은 미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런 얘기를 하는 중에도 조 원장은 결코 불평하지 않았다. 먹을 것도 없던 시절도 있었는데 그 때에 비하면 지금은 풍성하고 넘쳐난다는 것이다. 더 어려운 이들이 도움을 요청하면 식구들 먹을 하루치 음식만 남기고 주어버리는 것도 그 때 생각이 나서 그런다. “지금은 우리가 지역에서 어느 정도 알려져서 도움도 많이 받고 하니까 어떻게든 마련할 곳이 생긴다. 우리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은 그렇게 구할 곳도 없기 때문에 우리가 줘야 한다.”

그는 지면을 빌어 입암리 주민에게 감사를 전했다. 보통 복지시설이 들어선다고 하면 동네에서 반대하기 마련인데 오히려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준다고 한다. 비록 돈은 없어도 먹을 것이 풍족한 것은 이웃들 덕분이라며 “부녀회에서 김치 담가주고, 동네 사람들이 야채나 잡곡 챙겨다주고 밑반찬 해서 날라다주시니 덕분에 정말 잘 먹는다.”며 고마워했다. 그 밖에도 식구들이 병이 났을 때 돌봐주는 양주 예쓰병원, 익명의 후원자들, 자원봉사자들 등 그의 감사는 끝이 없었다.

또한 조 목사는 보아스 식구들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기에 입소자란 말을 싫어한다. 입소자가 아닌 가족이요 형제요 식구들이라고 말한다. 그러기에 조 원장과 마음을 함께 나누는 그들의 미소는 평화롭고 서로가 닮은 듯 신뢰감이 가득하다. 좋은 환경과 모든 조건을 갖추고 살면서도 평화롭지 못하고 서로의 신뢰성이 무너지고 사랑 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가진 것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불행하다고 한숨짓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여기 보아스 사랑의 집 가족들을 보라! 비록 장애를 가지고 또는 병든 몸으로 이곳에 왔지만 그들은 평화롭다. 주님이 함께 하시기에 보아스 가족들의 얼굴에는 항상 웃음이 가득하다.

“야베스가 이스라엘 하나님께 아뢰어 이르되 주께서 내게 복을 주시려거든 나의 지역을 넓히시고 주의 손으로 나를 도우사 나로 환난을 벗어나 내게 근심이 없게 하옵소서 하였더니 하나님이 그가 구하는 것을 허락하셨더라 (역대상 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