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松 건강칼럼 (531)... 장기요양(長期療養) 시스템

요양병원(療養病院)요양원(療養院)

박명윤(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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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외신(The Daily Telegraph) 보도에 의하면 66년간 해로(偕老) 영국 노부부가 복지 당국의 결정으로 다른 요양시설로 헤어지게 되자 이들이 함께 살도록 해달라는 청원(請援)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잉글랜드 북부 타인사이드의 작은 마을 사우스 실즈의 요양원에 거주하는 95 레이 로리슨과 제시 로리슨(88) 부부는 지난 1950 결혼 이후 자녀를 낳고 금실(琴瑟) 좋은 부부로 살아왔다.

 

이들 부부의 이별 위기는 아내 제시가 낙상(落傷) 후유증으로 폐와 신장을 다쳐 병원에 입원했으며, 2 퇴원해 요양원으로 돌아왔지만 3 만에 패혈증(敗血症) 발생해 다시 입원했다. 병원 측은 부부가 함께 머물고 있는 요양원이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없다고 판단했으며, 지역 복지위원회도 남편 레이에게 제시가 퇴원한 다른 요양시설에 보내질 것이라고 통보했다. 레이는 5 치매(癡呆) 진단을 받았기 때문에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하지만, 곁을 지키던 아내가 옆에 없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고 한다.

 

이들 부부의 세릴(60) 이러한 결정에 비인간적이고 잔인한 처사라며 반발했으며, 세릴의 아들은 외조모가 같은 요양원에서 생활할 있도록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 사이트를 열어 며칠 만에 5000 이상이 서명했다고 한다. 그러나 지역 의회는 노인 요양 서비스는 개개인의 의료적 필요와 법적 기준에 따라 제공되어야 한다 부부는 별도의 요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거부 의사를 밝혔다.

 

우리나라도 급속한 고령화로 인하여 노인성 질환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지은정 연구위원이 2014 전국노인실태조사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치매, 뇌졸중(중풍), 3 중증 질환을 앓는 65 이상 인구는 전체 노인의 13.7% 872350명이다. 이들 노인환자가 속한 가구원 수가 2.3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돌봄부양 부담을 안고 있는 인구수는 2006405명에 이른다.

 

치매(癡呆) 우리나라 노인 9.8% 발병률을 보이고 있으며, 치매 관리는 우리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대단히 중요하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전국 치매환자는 2015 65 명이며, 치매관련 사회적 비용도 상당하여 14 원에 달했다. 문제는 경제규모가 커지면서 치료비용을 비롯한 돌봄 비용이 늘어나 10년마다 2배씩 증가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3 치매관리종합계획(2016-2020) 지역사회 중심 치매예방 관리방안을 제시했다.

 

우리나라는 노인성 질환이 증가하고 사회가 핵가족화 되면서 가족이 노인 환자를 돌보는 한계가 있어 2008년에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도입되었다. 보건복지부는 2014 7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안에서 치매환자 지원을 강화하기 위하여 장기요양 5등급제를 신설했다. 비교적 양호한 신체기능상태로 인해 장기요양서비스를 받을 없었던 경증(輕症)치매환자 일상생활을 수행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대상자를 장기요양 5등급으로 추가 인정하게 됐다.

 

이로써 2014 장기요양서비스 이용자 345000 치매환자는 236000명으로 이용자의 54.3% 달했다. 치매로 인한 장기요양비용은 24133억원(전체의 58%), 1인당 평균 요양비용은 1023만원 수준이다. 또한 정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치매노인이 안정감을 느낄 있는 시설환경이 필요하고 인지기능을 유지하면서 문제행동을 개선할 있는 맞춤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전문인력 배치 계획을 수립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요양원과 요양병원의 증가 속도가 빠르다. 요양원은 1700(208)에서 5164(2016 8 현재)으로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에 요양병원은 690곳에서 1406곳으로 증가했다. 환자 (2015 12 현재) 요양원 141655, 요양병원 512102명이다. 요양원과 요양병원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노인장기요양보험과 국민건강보험 재정이 치명타를 입고 있다. 요양병원의 건강보험 지출이 2008 1조원에서 2015 42503억원으로 늘어 장기요양보험 급여비 39849억원(2014) 추월할 정도가 되었다.

 

요양원 치매 등으로 장기요양등급을 받은 사람이 대상이며, 치료보다는 돌봄 서비스가 위주이다. 환자 부담비용(비급여 포함) 50-60만원이며, 노인장기요양보험 대상이다. 요양병원 만성질환이 심하거나 수술 회복이 필요한 사람이 대상이며, 돌봄보다는 치료가 우선이다. 환자 부담비(비급여 포함) 90-150만원(간병비 포함)이며, 국민건강보험 대상이다.

 

의료 서비스는 요양원은 촉탁의사가 달에 2 방문하지만, 요양병원에는 의사, 간호사 의료진이 상주한다. 요양원과 요양병원의 입원 환자 상태별 분포는 돌봄목적인 요양원의 경우 141655 치료가 필요한 환자 43063명이 포함되어 있으며, 치료목적인 요양병원은 512102 치료가 불필요한 환자 168634명이 입원해 있다.

 

요양병원은 의사가 진료하는 치료기관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각광을 받고 있다. 요양병원 병상 수도 2008 76608개에서 2015 237089개로 3 이상 증가하여 요양원의 정원 (166674)보다 많아졌다. 좋은 요양병원을 선택하는 기준은 간호등급 1등급이거나 간호사 근무 비율이 높아야 한다. 또한 의료진은 신경과, 정신과, 재활의학과 노인질환 관련 의사가 골고루 포진하고 야간에 당직 의사가 상주하여야 한다. 재활 치료 시설이 다양하고, 인공호흡기, 집중치료실, 응급차량 등이 있는 병원을 선택하도록 한다. 또한 가족이 자주 방문할 있도록 접근성이 좋아야 한다.

 

요양원과 요양병원의 혼선을 정리하려면 요양병원 입원 환자를 평가하는 제도가 필요하다. 입원이 필요한 경우를 선별할 있는 구체적 기준이 필요하며, 장기 입원을 막기 위하여 본임 부담금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현재 요양병원 입원환자 6개월 이상 장기 입원자가 전체 입원자의 20% 된다. 한편 요양원 입소자 의료 서비스가 필요한 환자는 요양병원에 입원해 제대로 치료를 받도록 유도하여야 한다.

 

요양시설 치매전담형 공동생활가정에는 입소자 2 1, 치매전담형 주야간보호시설에는 이용자 4명당 1명이 담당하도록 했다. 시설장, 요양보호사, 프로그램 관리자에게 치매전문교육을 이수하도록 했다. 특히 주야간보호시설에서의 치매관리 프로그램에 대한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 주야간보호시설 이용자는 일정시간 동안 치매개선 프로그램을 받고 밤에는 가족들과 어울리면서 일상생활을 있기 때문이다. 이에 건강보험공단은 주야간보호시설을 확대하여 치매환자가 지역사회에서 일상생활을 누릴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노인 주간 보호센터는 시간 동안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심신 기능의 유지 향상을 도모하며, 가족의 정서적신체적경제적 부담을 줄여 생활안정과 사회활동을 도와준다.

 

아직 우리사회 노부모들은 요양원에서 생활하는 것이 불편하여 자식들에게 서운해 한다. 실제로 노모(92) 모시고 있는 (66) 엄마를 요양원에 9개월을 모셨는데, 서운해 하셔서 마음이 불편한 적이 있다면서 지금은 자식들이 해주는 것보다 대접을 받는다 아침에 기상하자마자 노인주간(晝間)보호센터(데이케어센터) 가시려 정도로 만족하시고, 저녁땐 집에서 모실 있어서 마음이 편하다 말했다.

 

현재 노인들의 요양원과 요양병원으로 쏠림현상을 막고 많은 노인들이 여전히 자신이 살던 정든 집에서 여생을 보내고 싶어 하기 때문에 가급적 재가(在家) 서비스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노후에 살던 집에서 편히 보내려면 데이케어선터(day-care center)처럼 환자 가족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복지지원이 필요하다.

 

일본은 노인병원요양원너싱홈(nursing home) 등을 한곳에 모아 운영하며, 지역포괄 케어 시스템으로 환자의 상태에 맞게 돌보아 주고 있다. 요양과 의료 서비스를 세분화하여 환자의 상태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면, 뇌졸중(중풍) 발병하면 우선 종합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가 되면 노인병원의 재활병동(再活病棟)으로 옮겨간다.

 

재활병동에서 운동과 언어 기능이 일정 수준까지 회복되면 노인병원의 요양병동(療養病棟)이나 요양원의 간호병동(看護病棟)으로 옮겨간다. 이후 만성기 상태가 되면 치료보다는 관리를 맡는 노인보건시설(병원과 가정의 중간형태인 준의료시설) 케어병동(care ward)으로 가거나, 가정에서 방문 간호를 받는 재가 서비스를 받는다. 이러한 다양한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인병원, 요양원, 너싱홈, 소규모 치매 병동 다양한 의료시설을 지역에 모아 포괄 복합체를 구성하고 있다.

 

미국, 일본 선진국에서 보편화되어 있는 너싱홈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환자들을 위한 요양시설로서 병원과 가정의 중간형태이다. 병원에 장기간 입원할 대상은 아니지만 24시간 지속적인 간호를 필요로 하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전문 간호사(nurse) 두고 간호 재활치료, 여가생활 등을 제공한다.

 

우리나라는 요양병원 병동에 중증환자와 경증환자들이 뒤섞여 입원하고 있다. , 치료 성격이나 난이도가 다른 환자들이 함께 있기 때문에 중증환자가 충분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고, 반면에 경증환자에게 과다한 의료 인력이 배치되기도 한다. 따라서 효율적인 의료서비스를 노인환자들에게 제공하기 위하여 일본과 같이 요양 의료 서비스를 세분화하여야 한다. 또한 요양병원 내에서 환자의 상태에 따라 병동기능과 의료수가를 차등화하는 병동 변동제를 도입하여야 한다.

 

또한 단순히 거동이 불편하거나 재가(在家)돌봄이 불가능하여 요양병원에 입원하는 경우에는 일본의 보건시설 같은 건강병동 만들어 최소한의 의료 인력을 두고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노인환자들이 입원할 있도록 하여야 한다. 우리나라의 현재 시스템은 이런 환자들이 모두 병원 입원환자로 지내며 건강보험 재정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우리나라의 재가(在家) 장기요양 서비스는 장기 요양보험 등급(1-5등급) 받은 치매, 뇌졸중(중풍) 환자를 요양시설에 맡기지 않고 가정 또는 지역에서 돌볼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요양보호사가 가정을 방문하는 방문요양, 방문목욕, 간호 인력이 가정을 방문하는 방문간호, 야간보호(데이케어선터 ), 15 이내 기관 보호, 복지용구 제공대여 등을 제공한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재가 서비스 이용자 수는 2012 206139명에서 2016(7 현재) 302412명으로 증가했지만 보다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방문요양 서비스(하루 4시간 기준) 주중에 매일 이용할 경우 본인 부담액은 12-18만원, 방문간호방문목욕 서비스는 회당 6000 정도이다. 이에 재가 장기요양 서비스 지원을 확대하면 무분별한 요양원 요양병원의 쏠림 현상을 막을 있다.

 

요양시설에서 노인 인권 학대에 대한 교육이 부족한 간병인들이 일하는 경우 그리고 적은 수의 간병인이 비교적 중증의 노인환자들을 한꺼번에 돌보면서 학대(abuse) 방임(neglect) 발생하고 있다. 노인학대 현황보고서(2015) 따르면 노인학대는 가정 내에서 85.8%, 3276건이 발생하지만, 요양원, 양로원 생활시설에서도 206(5.4%), 요양병원 등에서도 88(2.3%) 발생했다. 이에 요양시설에서는 자체적으로 간병인을 교육시키고, 보건 당국은 주기적으로 시설을 방문하여 점검하여야 한다.

 

 

노인환자의 인격을 생각하는 존엄 케어(尊嚴 care) 노인요양시설이 발달한 일본에서 시작되었다. 존엄케어의 핵심은 4() 2()이다. 불쾌한 냄새, 욕창(蓐瘡), 낙상(落傷), 침대에 누워만 있는 와상(臥床) 상태 가지를 없도록 하고, 기저귀와 신체 억제에서 탈피하자는 것이다.

 

불쾌한 냄새를 없애기 위해 2 이상 목욕과 치과 위생사가 구강관리를 실시하며, 2시간마다 체위를 변경시켜 욕창을 예방하며, 만약 욕창이 생기면 조기 발견하여 치료한다. 낮은 침대 또는 온돌방 사용으로 낙상을 예방하며, 노인환자에게는 낙상방지 교육과 훈련을 실시한다. 기저귀 사용 대신에 환자의 배뇨(排尿) 패턴을 파악하여 화장실 사용을 유도하며 요실금 예방을 위한 골반근육 강화운동을 실시한다. 신체억제는 묶기 대신 장갑을 사용하고 야간 관찰을 강화하여야 한다.

 

우리나라는 의학기술의 발달, 문화생활의 향상, 평균수명의 연장 등으로 노인 인구의 절대수가 크게 증가하고 산업화도시화핵가족화의 진전으로 인하여 노인문제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우리사회의 경로효친(敬老孝親) 전통을 유지하면서 노인복지 시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