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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과 사진 / 사진작가 곽완근 목사(두란노교회)

    

백의민족

오래 전에 우리 전통 장례식을 재현하는 행사장에서 찍은 사진이다. 내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만 하더라도 결혼식장이나 장례식장에 축하, 혹은 조문을 아버님이나 할아버님께서는 반드시 사진 속의 어르신들처럼 하얀 한복 바지저고리에 하얀 두루마기를 입고 가셨다. 그리고 저녁 즈음이면 할아버지께서는 의례껏 술에 취하셔서 하얀 두루마기에 흙을 잔뜩 묻힌 채로 들어 오셨고 할머니는 그것 때문에 진저리를 치시곤 했던 생각이 난다.

 

옛날에는 우리 민족이 흰옷을 즐겨 입었다고 해서 백의민족이라 불렀다고 한다. 어쩌면 염색 기술이 발달되기 이전이라 화려한 옷감을 구하기도 어려웠을 테고 구한다고 해도 값이 고가였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설날이면 어린 여자아이들이 색동옷을 입기도 하고 또한 새색시가 분홍치마를 입었던 것을 생각하면 정말로 흰옷을 좋아했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오늘날 우리가 입고 있는 옷의 종류나 색깔과 문양은 너무나도 다양해서 수를 헤아리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순수함과 정결함의 상징이어서 일까? 결혼식 신부가 입는 옷은 거의 순백색으로 되어있는 것을 있다.

 

성경에 보면 예수님의 무덤에 나타났던 천사들(20:12,1:10)이나 하나님 보좌 앞에 서있는 24장로(4:4), 그리고 하나님의 군대(19:14) 구원받은 성도들의 입은 (3:5,7:9) 모두 흰옷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처럼 하나님께 속한 이들은 모두가 흰옷을 입고 있는데 마음 같아서는 흰옷을 좋아하는 우리 한국 사람들이다 하나님의 백성이었으면 좋겠다는 허황된 생각까지도 든다. 옷을 좋아한다고 하나님의 백성이 되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하나님의 백성이 되면 흰옷을 입고 하나님의 보좌 앞에서 하나님을 찬양하며 경배하게 것이다. 날이 간절하게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