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가득한교회 개척 이야기


 
개척 설립지: 부산광역시 사하구 당리동 320-1 수정빌딩 3
(017-421-1082) 개척 설립일: 2010913일 월요일
개척 설립자: 차영훈 강도사(경북대학교 인문대학 사학과
대학원 사학과 한국현대사 전공 졸업
고신대학교 신학대학 신학과
신학대학원 신학과 목회 전공 63회 졸업
<=차영훈 강도사


1.
교회 개척 준비
20043월 어느 날 신대원 입학과 동시에 하나님께로부터 교회 개척의 소명을 받았습니다. 사실 어릴 때부터 큰 고생 없이 자랐기 때문에 힘들고 어려운 일을 사서하는 성향이 아닌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처음 하나님께서 제 마음 가운데 교회를 개척하라는 부르심의 목소리를 잠시나마 회피한 적도 있었습니다. ‘손쉬운 길을 두고 어리석게 힘든 길을 선택한다는 것은 지금까지의 내 삶의 양식과는 다르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이렇게 하나님의 교회개척 소명을 의심하는 차에 당시 왜관남교회를 담임하고 있던 최성만 목사님(울산 방어동교회 담임)이 신대원 경건회를 인도하게 되었습니다. 최 목사님은 복음에 대한 열정과 야성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척박한 경북 왜관 땅에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꽂고 강력하게 쓰임 받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가슴이 터질 것만 같은 심정으로 자리했던 저는 제 자신에게 두 가지 마음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첫째, 밀란 쿤데라의 책 제목과 같이, 자신에 대해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느꼈습니다. 물론 책의 내용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지만, 남부러울 만큼 멋지고 안정된 직장까지 포기하고 신대원을 진학했던 믿음의 초심이 사라진 것을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그토록 대범하고 남성적 기질이 강했던 제가 갑자기 달라진 환경 때문에 믿음의 강도가 떨어져 버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둘째, 교회개척이 진정한 순종이라는 마음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저같이 불편한 것 없이 자란 사람에게 교회개척이라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명령을 하시는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부르신 목적은 교회를 개척하라는 명령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곳이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성령님의 인도하심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명령에 순종하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하나님의 거룩한(?) 협박을 느꼈습니다. 그 자리에서 각오를 했습니다. ‘하나님, 명령하셨으니까 반드시 교회를 개척하겠습니다! 개척한 교회가 흥하든지 망하는지는 책임지십시오!’

2. 교회 개척 기동(起動)
신대원을 다니면서 계속해서 교회 개척의 준비를 해 왔습니다. 실천신학회를 맡아 여러 동기들과 함께 학습을 통해 교회 개척에 필요한 이론적인 지식을 습득했고 교회를 개척해 규모 있게 성장한 교회들을 탐방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이론과는 너무나 동떨어져 있었습니다.

전임교역자 사역을 하면서 1년이 넘게 시간과 발품을 팔아 교회 개척지를 찾아 시장조사를 했습니다. 여러 준비를 하는 동안 몇 번의 계약 파기를 맛보았습니다. 그리고 한 차례 큰 사기를 당해 제가 지금까지 준비해 둔 개척자금 수천만 원도 잃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이 부주의함과 경솔함의 소치로 인한 것이었지만 미칠 정도로 괴롭고 힘든 시간의 터널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되돌아보면 이것도 교회개척 전에 하나님께서 담금질하고 훈련시키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을 잃은 것 같은 심정으로 교회개척을 포기할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 가운데서도 하나님께서는 매일 꿈속에까지 나타나셔서 교회 개척의 박차를 가하셨습니다.

다시 일어나 교회를 개척할 만한 곳을 찾는 중에 하나님께서 당리지역으로 인도하셨습니다. 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 아주 커다란 공터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한 눈에 봐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곳이라고 판단되었습니다. ‘이 곳이다하는 생각과 함께 부동산을 찾아 아파트가 들어서게 될 현장 바로 맞은편에 있는 빈 건물들을 찾았습니다. 마침 한 건물 3층에 빈 상가가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계약을 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건물 주인이 독실한 불자라 교회가 들어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공사 현장 주변에 빈 상가가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제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저는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지혜를 주십시오. 그 곳에 교회를 개척할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십시오!’

3. 하나님의 치밀한 간섭과 교회 계약
며칠 후 하나님께서는 제게 지혜를 주셨습니다. 일단 주인을 만나 담판을 지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월세로 주인을 만나자고 하면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에 건물을 통째로 매입하려고 하니 건물 주인을 만나게 해 달라고 부동산 중개인에게 말했습니다. 건물은 지상 5층 지하 1층으로 시가가 대략 8억 정도였습니다. 당시는 교회를 사임하면 받게 될 퇴직금이 200만 원 정도가 전부였습니다.

건물을 좋은 가격에 매입하겠다는 말에 건물 주인과 약속 시간을 정해 부동산 사무실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건물주 부부와 함께 인사를 나누고 얘기를 하던 중 당당하게 그들의 건물에 교회가 들어서야 한다고 말했고 돈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어처구니없는 말을 듣고 있던 건물주 남편분이 말했습니다. “목사님, 정말... 알겠습니다. 월세로 있으시던지, 매입을 하시던지 맘대로 하십시오. 그리고 만약 월세로 계실 거면 원하는 날짜에 월세를 내세요.”라고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건물 주인의 마음을 주장하셨던 것입니다. 마음속으로 쾌재를 불렀습니다. ‘역시 하나님께서 강력하게 인도하시는구나!’

계약은 보증금과 월세 형태로 성사되었습니다. 물론 보증금과 월세도 주인이 요구하는 금액에서 엄청나게 깎은 가격이었습니다. 이런 고무적인 상황에서 하나님께서는 보너스로 월세를 3개월 동안 받지 않도록 하셨습니다.

교회를 계약하고 난 뒤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저희 교회 앞에 조성될 대우 푸르지오 아파트 단지는 대략 4-5년 전부터 아파트 공사를 계획하고 있었으나 여러 가지 문제가 생겨 착공할 날짜는 기약할 수 없는 형편이었습니다. 그런데 기적적으로 저희 교회가 들어서자마자 불도저와 포클레인이 현장에 들이 닥쳤습니다. 아파트 착공이 시작된 것입니다.

4. 최소의 인프라 구축과 준비된 영혼
보잘 것 없는 형편의 교회이지만 개척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무더웠던 2010725일 주일 오후에 가정용 선풍기 한 대를 털어 놓고 개척 첫 예배를 드렸습니다. 최소한의 인프라도 구축되지 못한 상태였지만 명실상부한 교회는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저의 첫 개척교회 사역은 선후배 목회자들에게 연락하고 방문해 도움을 청하는 것이었습니다. 약 한 달 동안 이곳저곳을 뛰어 다닌 결과 남일교회(박종래 목사님), 부산동일교회(이창환 목사님), 제일영도교회(고혜석 목사님, 이종형 장로님, 강판구 장로님), 창원신촌교회(변성규 목사님, 신옥희 권사님)에서 십자가, 간판 2, 에어컨, 피아노, 냉장고를 구입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신대원 동기들과 선후배들이 선풍기, 의자, 사무용품 등 교회 구비 물품들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해 주었습니다. 이제 그럴듯한 모양새를 갖춘 개척 교회가 된 것입니다.

교회 개척과 함께 저는 40일 철야에 들어갔습니다. 컵라면 1박스를 사놓고 30도를 오르내리는 열대야 가운데 40일 동안 교회 안에서 하나님과 함께 뒹굴었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하나님께서는 준비된 영혼들을 보내 주셨습니다. 남편과 자녀의 문제로 절, 점집, 철학관, 무당집을 쫓아다니던 분이 마지막 지푸라기라고 잡는 심정으로 교회에 나오셨습니다. 뇌경색으로 팔과 다리가 불편해 생활이 어려운 분들도 오셨습니다. 삶의 의미를 잃고 알코올 중독에 빠져 이곳저곳에서 노숙하는 분도 오셨습니다. 우울증에 걸려 자살을 시도하려다 실패해 장애를 입고 살아가는 분도 오셨습니다. 그 딸의 아픈 심신 때문에 눈물과 술로 시간을 보내던 아버지도 오셨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고기 잡는 배를 타고 거친 일과 타락을 일삼던 분도 오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병들고 힘들어 지친 사람들을 교회로 불러 주셨습니다. 마치 그 옛날 빈민의 옷을 입고 계셨던 예수님을 따르던 사람들처럼 가난한 교회에 하나 둘씩 몰려왔습니다. 그들은 말씀으로 치유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변화된 그들의 모습을 보고 가족들도 한두 분씩 출석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그 분들을 보면서 하나님께서 저들을 너무도 사랑하시고 포기할 수 없어서 이곳에 교회를 세우게 하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5. 교회 현실과 상황
7월 정도 개척 교회 목회를 하면서 알게 된 상황이 있습니다. 최소한 저의 교회에 적용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저희 교회를 출석했던 분들이 대략 50명이 넘습니다. 기존에 교회를 다니시던 분들이 소문을 듣고 교회를 오십니다. 그러나 개척 교회 현실인 재정문제 때문에 본인 스스로가 부담이 되어 발을 끊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헌금 하라고 강요한 적도 없는데 포기하는 것입니다. 오히려 이것저것 아무것도 모르고 하늘에서 돈이 떨어지는지 목회자가 돈이 많은 건지 아무 걱정 없는 초신자들만 남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 중에 교회를 운영해 나가는데 몇 가지 어려움이 있습니다.
첫째, 아무래도 든든한 지원교회나 노회 혹은 개인의 후원 없이 개척한 교회들이 다 그렇겠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이 큽니다. 대부분의 성도가 초신자라 헌금생활이 건강하지 못합니다. 사실 십일조를 하시는 분이 아무도 없습니다. 몇몇 교회가 저희를 후원을 하시고 있지만 적지 않은 월세와 교회 운영비 많은 부분을 사비에 의존해 충당하고 있습니다. 최근 몇 달 간은 결혼 축의금으로 교회운영을 하고 있습니다.(교회를 개척하고 2달 반 후에 결혼했습니다) 물론 이것도 감사한 일입니다. 그런데 지난달부터 아내가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게 되었습니다. 이제 저희 부부가 할 일은 야전군 의식으로 전투적인 전도와 목회를 해 나가는 것입니다.

둘째,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못한 현실입니다. 금번 겨울은 혹독하리만큼 잔인한 시간이었습니다. 변변한 난방시설도 갖추지 못하고 겨울을 맞이해 교회가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수도가 동파되어 지금도 수도를 사용할 수 없는 형편이고 예배에 필요한 음향시설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얼마 전 주변 교회에서 오래된 스피커(20)와 엠프를 기증받았는데 금방 고장나버렸습니다. 성도가 조금씩 늘어나게 되자 생소리로 말씀전하기가 힘든 실정입니다.

셋째, 가장 큰 어려움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과의 싸움입니다. 처음 교회 개척을 전후로 해서 방해하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보이지 않는 훼방들로 인한 사람들의 압박, 영적인 싸움, 의심, 우려와 염려 등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모두가 실체는 없는 것들이었습니다. 개척을 방해하고 막으려는 사탄의 공격이었습니다. 지금도 이런 보이지 않는 것들과의 싸움이 있습니다. 저희 부부의 마음속에 당장의 현실 때문에 무력증과 좌절과 절망적인 생각을 가져다줍니다.

6. 그러나 성장과 부흥은 반드시 있다.
개척설립예배를 드린 지 5개월이 지난 지금 주일예배 참석인원이 많을 때는 20명 정도이고 평균 10여명이 예배를 드립니다. 예수님의 사랑을 맛보게 되자 가정이 점차로 회복되는 성도, 건강이 회복되는 성도, 소망의 회복과 새로운 비전을 꿈꾸는 성도들이 늘어나고 교회 주변에 좋은 소문이 전해져 인사를 주고받는 분들도 많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교회 바로 앞 아파트 착공 현장에 건물들의 윤곽이 들어나게 되었습니다. 너무나 감사한 일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목회자가 몸부림 치고 발버둥 치면 교회를 절대 버려두지 않으신다고 확신합니다. 사도 바울이 로마 감옥 안에서도 간절한 기대와 소망으로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자랑하고 죽음과 고난의 두려움 없이 담대하게 복음을 전한 것과 같이 목회를 하면 하나님의 강력한 손길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40여 년 동안 하나님께서 저에게 하셨던 것처럼 사랑가득한교회는 반드시 성장하고 부흥할 것입니다.

 

코닷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