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
                 배부른 빵, 아름다운 빵, 행복한 빵!

   지난해 방송했던 인기드라마제빵 왕, 김탁구가 생각난다. 팔봉 빵 집의 명장, 팔봉 선생은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우리의 빵 만들기에 평생을 바쳐 살다간 사람이다. 팔봉선생은 돈 벌기위해서 장사 속으로, 먹는 것을 가지고, 술수를 부리며 살지 않았다. 오직 진실과 성심을 다해 우리 입맛에 맞는 빵을 만들어 왔다. 그리하여 전국에서 가장 좋은 빵을 만드는 장인이 된 것이다. 장인은 무엇이며, 어떤 사람을 장인이라 부르는가? 장인은 단순한 기술자가 아닌, 자기가 하는 일에 얼과 혼이 담긴, 높고 깊은 철학을 가진 기술자이며, 멘토이다. 이처럼 팔봉선생 밑에서 제빵 분야에 전국적으로 수백 명의 제자가 길러져 나온다. 팔봉 선생 밑에서 제빵, 제과를 배운 제자가운데 김 회장이 있다. 그는 국내에서 이름 있는 식품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김회장에게는 첫사랑에게서 태어난 사생아 김탁구와, 현재의 처에게서 태어난 아들 마준이가 있다. 두 아들은 팔봉 선생 밑에서 그의 후계자가 되기 위한 장인 교육을 받고 있다. 팔봉선생은 이들에게 3단계의 빵 만드는 비법을 가르친다.

이 세 가지 빵은배부른 빵’‘아름다운 빵’‘행복한 빵만들기이다. 우리가 가난하고 배가 고플 때, 빵은 살기위해 배부르라고 먹었다. 팔봉은 1960-70, 산업화시대, 우리가 배고프던 시대에 그가 만드는 빵은,‘세상에서 가장 배부른 빵만들기가 그의 철학이었고. 삶의 목적이었다.

다음 두 번째 단계, 1980년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꿈꾸던 민주화시대에, 팔봉선생이 만드는 빵은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빵만들기가 그의 삶의 목적이었고, 철학이었다. 인간의 삶의 기본조건, 의식주 문제가 해결되면, 사람이 품위를 지키면서사람답게사는 세상을 꿈꾸게 된다. ‘사람다움아름다움과 동의어이다.‘사람다움의 삶이 불가능 할 때,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지킬 수 없는 것이다. 배고픔을 해결하기위한 산업화의 길에서, 이제는 사람답게, 아름답게 품위를 지키며 살아보려는 민주화의 변화를 꿈꾸던 시대, 그 때, 우리의먹 거리빵은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빵이어야 했다. 마지막 세 번째 단계, 사람이사람답게, 사람다움의 삶이 되려면,‘사람 사는 의미사람 사는 뜻과 사람 사는 맛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충족 될 때, 사람은 행복을 느끼게 된다. 돈이나 소유를 많이 가져야 하는 것 to have만으로도 안 되고, 무엇이 되어야 하는to become 것만으로 안 된다. 현대 문명이 가져다 준 편리만으로도 안 된다. 1년에 16,000여 명씩 자살자가 나오는 것은, 삶의 형식과 표면만을 추구했지, 삶의 의미와 인간내면의 삶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느끼는 행복은 어떤 환경 조건 속에서도, 내가 살아있다는 존재의 의미, 삶의 의미, 뜻과 살맛이다. 팔봉선생이 마지막으로 필생의 목적을 두고, 만들고 싶은 빵은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빵이다. 유신론적 실존주의 철학자 키엘케고르는 인생의 3단계를 본능적 단계(산업화 시대- 배부른 빵), 윤리적 단계(민주화 시대- 아름다운 빵), 종교적 단계(복지화 시대- 행복한 빵)로 구분했다. 빵의 장인, 팔봉선생이 평생 추구했던 세 종류의 빵, 배부른 빵, 아름다운 빵, 행복한 빵이 오늘 따라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 무겁고 침울했던 지난겨울을 벗어버리고, 다가오는 새봄에 우리 주변에 배고픈 자, 어둠속에 신음하는 자, 불행한 이웃이 없이 모두 따뜻한 봄 햇살처럼 밝고 행복한 새봄을 맞이하길 바라는 것이다.

  건국대 교수 박영남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