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자 건강 올바른 자기 이해!(58)

"가정·사회의 불화 해결 실마리는 책임의식에서 찾아야"

인물사진 황성주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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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누구나 자기 자신만이 아는 취약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인간은 누구나 실수하면서 살아간다. 인간 됨됨이의 위대성은 실수하지 않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 거목은 썩은 부분도 많다는 옛말이 있듯이 아무리 존경받는 사람이라도 치명적인 약점과 나름대로의 한계를 가지고 살아간다. 이렇듯 인간에게는 자기 자신을 바르게 파악하는 지식과 능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올바른 자기이해는 그 사람을 위대하게 만든다.

 

링컨이래 미국의 가장 도덕적인 대통령이고 평가받고 있는 카터 대통령의 책상에는 항상 ‘모든 책임은 여기서 종결’이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고 한다. 소인은 책임을 전가하고 대인은 책임을 진다는 말이다. 현대는 거인이 없는 시대이다. 한강다리가 끊어지고, 백화점이 무너지고, 가스폭발사고가 일어나고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현대인이 받는 스트레스 중의 하나는 자신의 잘못이나 실수를 인정하기가 죽기보다 싫다는 것이다.

 

이른바 자기자신에게 정직할 수 없는 중병을 집단적으로 앓고 있는 것이다. 가정이나 직장에서 불화 중 많은 부분이 ‘내가 잘못했소’, ‘모든 것이 내 책임입니다’, ‘미안합니다’ 등 진심 어린 한 마디로 해결될 수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끝내 싸움으로 폭발하는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심리는 우월감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깊은 열등감에서 근원되는 것이다. 일이 조금만 잘 되면 모든 것이 내 탓이고 일이 잘못되면 남의 탓이요 사회구조의 탓으로 돌리고 싶은 것이 이런 콤플렉스형 인간의 자연스런 생리다.

 

자신의 잘못이나 실수를 인정하는 날이면 자신의 체면이나 명예가 손상당한다고 굳게 믿고 있다. 일종의 심한 노이로제 증세라 할 수 있다. 물론 완벽주의에서 나온 발상일 수도 있고 책임 한계가 분명치 않은 다원적 사회의 달갑지 않은 유산일 수도 있다.

 

자신이 책임지지 않는 한 변명이나 합리화밖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 물론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당당하게 해명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진실의 바탕을 벗어나는 경우 설사 변명이나 임기응변으로 위기가 극복되었다 해도 자기 자신은 속일 수 없으니 결과는 항상 찜찜할 수밖에 없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잘못 판단할 수도 있다. 나도 평범한 인간임을 보여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