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松 건강칼럼 (479)... Love Story 그리고 白血病

                  박명윤(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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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병(白血病)

Love Story 1970년대 젊은 연인들의 심금(心琴) 울렸던 미국의 로맨틱 드라마 영화인 러브 스토리 남녀 주연 배우 라이언 오닐(Ryan O'Neal, 올리버 바렛 ) 알리 맥그로(Ali MacGraw, 제니퍼 카바레리 ) 지난 2 1일에 영화 촬영지였던 하버드대를 찾았다. 오닐과 맥그로는 러브 스토리이후 처음으로 함께 출연한 연극 러브 레터 순회공연으로 보스턴을 방문하면서 반세기 만에 하버드대를 방문했다.


1970 당시 배우는 모두 결혼한 상태였지만, 영화 속에서는 풋풋한 대학생이었던 이들이 영화가 개봉한 이후 46 만에 백발에 주름이 가득한 노인( 74 오닐과 76 맥그로) 되어 다시 만났다. 사람은 영화에 등장했던 것과 비슷한 클래식 컨버터블 자동차를 타고 하버드대 캠퍼스를 돌며 세계인의 가슴에 깊이 새겨진 영화가 각자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맥그로는 영화 러브스토리로 인기를 누렸지만 은막을 떠났고 약물중독(藥物中毒) 빠져 재활 치료를 받았다. 오닐은 2009 암투병을 하던 아내와 사별(死別) 했으며, 본인도 백혈병에 걸려 치료를 받았고 현재는 병세가 많이 나아진 상태라고 한다.


사랑 영화 교과서인 <러브 스토리> 장면은 추운 겨울, 눈이 내린 공원에 혼자 앉아 있는 남자의 뒷모습을 비추어 준다. 명문가의 상속자이며 하버드대 하키(hockey) 선수인 올리버가 가난한 이탈리아 이민자 집안 출신인 래드클리프대학생 제니와 도서관에서 만나 사랑에 빠진다. 사람의 사랑은 결혼에 이르게 되지만 결혼을 반대한 올리버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의절(義絶) 선언한다.


올리버는 어렵게 하버드 로스쿨에 입학하게 되고 제니는 사립학교 교사로 취직하여 둘은 학교 근처에 위치한 집의 다락방을 얻어 힘들게 생활한다. 올리버가 로스쿨을 전교 3등으로 졸업하고 뉴욕의 유명 로펌(law firm) 취직함으로써 이제 겨우 행복이 찾아오는 듯했다. 그러나 올리버는 제니가 백혈병(白血病) 말기라는 충격적인 사실에 직면하게 되고, 사랑하는 아내 제니를 세상으로 떠나보낸다.


영화 <러브스토리> 에릭 시걸(Erich Segal, 1937-2010) 소설 <Love Story> 아더 힐러(Arthur Hiller) 감독이 영화로 제작한 작품으로 1970년에 개봉하였다. 에릭 시걸은 하버드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예일대학에서 고전문학을 강의했다. 시걸의 학술 저서에는 로마의 희극을 연구한 <로마의 웃음> 등이 있지만, 1970년에 나온 <러브스토리> 공전의 히트를 대중소설 작가로 명성을 떨쳤다. 사랑의 바이블 남기고 에릭 시걸은 2010 영국 런던 자택에서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으로 투병하다 생을 마감했다.


<Love Story> Love means never having to say youre sorry(사랑한다면 미안하다 말하는 아니에요) 주옥같은 명대사와 죽음으로도 막을 없는 애잔한 사랑으로 1970년대 세계 연인들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프란시스 레이의 음악 스노우 플로릭(Snow Frolic) 배경으로 올리버와 제니가 하얀 눈이 수북이 쌓인 공원에서 잡아 하면서 놀던 장면은 사랑을 가슴에 새기는 명장면으로 꼽힌다.


서울대학교 약학대학을 1959년에 졸업하고 해군에 입대해 약제관(藥劑官)으로 복무하다 1970년에 소령으로 예편한 윤홍중 약사(藥師) 서울 은평구 녹번동에 금강약국 열었다. 금강약국은 의약분업(醫藥分業) 실시 전엔 명절을 제외하고 아침부터 12시까지 문을 열어 아픈 사람들의 벗이 돼주었다.


윤홍중 약사는 평생 모은 재산 중에서 8억원을 서울대학교 장학금으로 2015년에 기부했다. 필자가 윤홍중 약사를 직접 만난 것은 2015 8 25 서울대총동창회 장학금 수여식 수여식에 앞서 서울대 총동창회장이 특지장학회기금 출연자들을 초정하여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오찬 모임에서 같은 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하면서 동행한 아들과 사위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필자는 지난 1999 12월에 朴明潤特志學會 설립하였다.


윤홍중 님은 자신과 부인의 성을 따서 설립한 윤이금강장학회 매년 10 안팎의 약학대학생과 공과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수여한다. 그는 2014 10 급성백혈병(急性白血病) 진단을 받고 투병생활을 하다 2015 12 4 팔순을 3 앞두고 별세했다. 서울대총동창회(회장 서정화) 그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해 장례에 필요한 지원을 했다.


한편 지난 2007 3 삼성전자 기흥반도체공장 여직원이었던 황유미(당시 22)씨가 급성(急性)백혈병으로 사망하였으며, 이후 백혈병이나 암이 생긴 현직 직원들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잇달아 산업재해(産業災害) 신청과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9 가까이 진행돼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 근무자의 백혈병 질병 발병(疾病發病) 문제는 크게 사과’ ‘보상’ ‘재해 예방 대책 가지로 요약된다.


문제 조정 당사자 3주체(삼성전자주식회사, 삼성전자 백혈병(白血病)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 반도체(半導體)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대표가 법무법인 지평 사무실에서 재해 예방 대책에 관한 최종 합의서에 지난 1 12 서명했다. 재해 예방 대책 향후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서 추가로 직업병 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사감시하는 옴부즈만(ombudsman)위원회 구성 등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5 8 사내 기금(社內基金) 1000억원을 조성해 피해자에게 보상하겠다는 () 제시하였으며, 자체 심의를 거쳐 피해자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하였다. 실제로 산업재해 신청과 행정소송 등을 통해 산업재해를 인정받은 삼성반도체 직원은 7명이지만, 삼성으로부터 보상을 받은 직원은 지금까지 100명이 넘는다. 또한 회사 대표이사 이름으로 사과문도 전달했다. 그러나 일부 피해자들은 산재인정과 책임을 인정하는 진정성 있는 사과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인의 10 하나인 혈액암(血液癌) 혈액-림프계통의 악성 질환으로서 급성 백혈병, 만성 백혈병, 악성 림프종, 다발성 골수종 등이 해당되지만, 우리에게는 백혈병(白血病)이란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백혈병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이 흔히 앓다가 사망하는 병이다. 백혈병은 조혈(造血)기관인 골수(骨髓) 정상 혈액세포가 어떤 원인으로 인해 암세포로 전환되어 증식하면서 생긴다.


골수에서 만들어진 혈액세포는 혈액으로 방출되며, 혈액은 혈액세포와 혈장(血漿)으로 구성된다. 혈액세포에는 적혈구(赤血球), 백혈구(白血球), 혈소판(血小板) 있다. 적혈구는 산소를 운반하는 기능을 하며, 백혈구는 외부에서 침입한 바이러스나 세균에 대항하여 싸우는 기능을 한다. 혈소판은 출혈 혈액이 응고되도록 한다. 골수에서 암세포가 자라게 되면 정상 조혈(造血)세포를 억제하여 조혈을 방해하므로 빈혈, 백혈구 감소, 혈소판 감소 등이 나타난다.


사람은 46개의 염색체(染色體) 지니고 있으며, 여러 요인에 의해 9번과 22 염색체의 자리가 바뀌면 22 염색체 끝부분에 있는 BCR, ABL 유전자가 합쳐지면서 새로운 유전자를 만들어낸다. 유전자는 세포와 혈소판을 비정상적으로 증식시키면서 병이 진행되며, 이것이 만성백혈병이다. 현재까지 유전자 위치 바뀜 현상에 대한 정확한 원인을 없지만, 발생 원인의 5% 정도는 유기용제, 방사능 노출 때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백혈병(leukemia) 세포의 분화 정도에 따라 급성과 만성으로 나뉘고, 세포의 기원에 따라 골수성과 림프구성으로 나뉜다. 백혈병은 흔히 급성 골수성백혈병(acute myeloid leukemia), 급성 림프구성백혈병(acute lymphoblastic leukemia), 만성 골수성백혈병(chronic myeloid leukemia), 만성 림프구성백혈병(chronic lymphocytic leukemia) 가지 형태로 분류한다.


증상은 빈혈, 출혈, 감염 등이 흔히 나타나고, 전신 증상으로 발열, 쇠약, 피곤, 체중감소 등이 나타날 있다. 또한 잇몸 비대, 비대, 비장 비대, 뼈의 통증, 오심, 구토, 경련, 뇌신경마비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치료는 항암화학요법이 근간이 되며, 백혈병의 종류와 진행 경과, 환자의 신체 상태 등에 따라 치료방법이 달라질 있다.


급성백혈병은 소아백혈병 대다수를 차지하는 급성림프구성백혈병과 성인에서 많이 발생하는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나눌 있다. 급성백혈병은 만성보다 유전변이가 수십 가지 이상으로 복잡해 치료가 어렵고, 항암치료나 골수이식 같은 치료가 필요하다. 급성백혈병의 원인은 아직 밝혀진 없으며, 조혈기관의 유전적 변이로 나타난다고 알려지고 있다.


급성백혈병의 치료는 골수 내의 백혈병 세포를 죽이기 위해 관해유도 항암화학요법을 먼저 시행하며, 2-3주의 회복기간을 거친 골수검사를 시행하여 백혈병 세포가 5% 미만이고 정상 혈액수치를 보이면 완전관해를 확인하게 된다. 관해가 성공했다고 해서 치료가 완료되는 것은 아니므로 실질적인 완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공고요법으로 여러 차례의 항암화학요법과 동종 조혈모세포이식 등이 필요하게 있다.


만성백혈병은 급성백혈병과 다른 치료를 한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은 필라델피아 염색체의 이상에 의하여 발생하며, 치료방법에는 글리벡, 부설판, 하이드리아 등의 경구용 약제 투여와 인터페론 주사, 조혈모세포이식(autologous hematopoietic stem cell transplantation)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필라델피아 염색체 재배열작용을 억제하는 글리벡 약물치료를 우선적으로 적용한다. 또한 환자마다 약물 반응과 질환의 진행 경과가 다르기 때문에 약물반응경과와 환자의 전신상태에 따라 조혈모세포이식 등의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할 있다.


만성백혈병의 발병률은 전체 성인백혈병의 15% 정도이며, 만성골수성백혈병의 경우 평균 발병 연령은 45 이상이다. 표적항암제 글리벡 나오기 전까지는 만성이 급성보다 생존율이 낮아 골수이식을 받지 못하면 거의 사망하였다. 그러나 글리벡이 등장하여 지금은 만성백혈병의 생존율이 높다.


글리벡(Gleevec) 1999 스위스의 노바티스(Novartis)사에 의해 개발된 만성골수성백혈병(CML) 치료제이며, 미국 식품의약국(FDA) 2001 5 신약 승인을 했다. 약은 만성골수성백혈병에서 특이하게 나타나는 세포성장 조절효소(Bcr-Abl 타이로신 인산효소) 활성을 저해하여 조혈모세포의 증식을 억제한다.


소아(小兒)백혈병은 거의 대부분이 급성백혈병이며, 중에서 급성림프구성백혈병이 75%, 급성골수성백혈병이 20%이며, 급성 미분화성백혈병은 0.5% 이하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인(成人) 백혈병은 만성골수성백혈병이 50%가량을 차지하지만 소아에서는 매우 드물게 발생한다.


백혈병을 비롯한 소아암(小兒癌) 원인이나 위험인자가 밝혀지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발병을 예측하기가 어렵다. 유전(遺傳)요인은 일란성 쌍생아(雙生兒) 명이 백혈병일 경우 다른 명이 백혈병에 이환될 확률이 20% 정도이며, 백혈병을 앓는 부모를 자식의 경우는 보통 아이들보다 4 정도 백혈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 다운증후군같이 염색체 이상을 동반하는 질환은 백혈병의 이환율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