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생각

DSC_1254za.jpg               

어제부터 날씨가 부쩍 추워지더니 오늘 오후에는 포슬포슬 눈까지 내리네요.

이럴 때면 옛날 아주 어렸을 생각이 납니다.


간식이라고는 밭가에 심겨진 뽕나무에서 먹는 오디와 산에서 나는 밤이나 벗찌, 개암 같은 것들이 대부분이던 시절이었죠.

철따라 나는 고구마나 감자 옥수수 역시 놓을 없는 간식이었습니다.

그래도 겨울이면 할머니께서 몰래 숨겨 두었던 곳감을 꺼내 주실 때가 간혹 있었는데 맛은 정말로 기가 막힌 것 이었습니다.

그런 행운도 일년에 해야 한두번 정도에 불과 했지만 지금까지도 때의 행복감은 도저히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제가 살던 강원도에는 동해안 일부지역을 제외하고는 추워서 감나무가 자라지를 못하는데, 제가 지금 살고 있는 충청도에 처음 왔을 때에 감나무가 너무나도 흔한 것을 보고 놀랐던 적이 있습니다.

사진처럼 곶감을 깎아서 말리는 풍경도 어렵지 않게 있었구요.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지금도 감나무 열매나 곶감 말리는 모습을 보면 나도 모르게 카메라를 들이대고 싶어집니다.

 

오늘처럼 날이 추워지고 눈발이 날리는 날에는 어릴 살던 초가집과 곶감 생각이 납니다.

나는 가끔씩 "나는 지금 행복한가?" 하는 생각을 봅니다.

때와는 비교도 없을 만큼 많은 것들을 누리면서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곶감 한개를 한꺼번에 먹지 못하고 조금씩 아껴 먹던 만큼 나는 지금 행복한가?

 

물론 가난에 찌들어 살던 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오늘 내게 주신 것으로 만족하며 감사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때에 먹던 곶감의 맛은 앞으로도 평생 잊지 못할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