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영혼의 건강지수

성현교회 박형휘 목사

2 성현교회 담임목사 박형휘.jpg

우리가 건강하게 살기위해서는 정기적으로 건강을 체크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질병을 예방할 수 있고 혹 병에 걸렸다고 하더라도 빨리 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영적인 건강도 마찬가지이다. 빠르고 정확한 진단이, 건강한 영혼을 유지하는 지름길이다. 통상적으로 응급실에 가면 의사는 우선 두가지를 체크한다. 하나는 혈압이고, 또 하나는 맥박이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영적인 건강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정확하게 체크되어야 한다. 하나는 말씀에 대한 갈급함이다. 건강한 사람은 먹어도 먹어도 식욕이 당긴다. 그리고 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 먹는다. 그러나 어디가 아프고 병들면 바로 입맛이 없어지고, 별로 허기를 느끼지 못하고 뭘 먹어도 모래알 씹듯 한다. 도무지 먹지를 못할 뿐 아니라 아예 식욕 자체가 없어진다. 그러다가 건강이 호전되면 나타나는 증상이 입맛이 살아나고 허기를 느끼게 된다.

 

영혼도 마찬가지이다. 영적으로도 병이 들거나 시험에 들면 말씀에 허기를 못 느낀다. 무슨 말씀을 들어도 은혜가 안 된다. 어떤 말씀에도 감동을 받지 못 한다. 겨우 자기에게 좋은 말씀만 깔작깔짝 거리다가 만다. 게다가 말씀에 대한 분석(=음싯 타박)과 비판만 늘어놓을 뿐이다. 몇 달 동안 말씀에 은혜를 못 받아도 도무지 허기를 못 느낀다. 중병에 걸렸다는 신호이다.

 

시편에서 다윗은 하나님의 말씀을 사모함이 목마른 사슴이 시내물을 찾음같이 헐떡거린다. 우리가 아무리 부족하고 연약하고 허물이 있더라도 말씀에 허기를 느끼면 소망이 있다. 그 이유는 그 말씀이 우리를 회복시키며 소생케 하고 새힘을 주며 이적을 창조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의 급선무는 말씀의 허기를 회복하는 것이다. 말씀에 대한 갈급함이 없는 자는 구제불능일지 모른다.

 

두 변 째로 기도의 야성이다. 건강한 사람은 말이 많다. 그러나 어디가 아프면 말수가 적어진다. 말할 기운도 식욕도 없어진다. 병원 중환자실을 가보라 어디 떠드는 소리가 있는가? 아니다 고요하다. 몸이 아프면 말할 수 있는 에너지를 상실하고 말을 하고 싶은 의욕이 사라지는 것이다. 성도가 영적으로 병이 들면 먼저 말(기도)이 없어진다. 건강한 아이들은 엄마에게 하루종일 조잘거린다.

 

그러다가 그 아이가 아프면 집안이 조용하다. 말할 가운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5분도 못되어 어떤 이는 30분 기도하면 기도 거리가 바닥이 났다고 하소연한다. 아니 아예 하루 종일 단 한번도 기도를 못하는 중병에 걸린 성도들이 즐비하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단절되고 교제가 끊어지면 기도부터 막힌다. 그래서 기도할 힘마저 소진되어 기도 없이 삶을 영위하는 것이다. 그러니 그 삶은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잃어버린 말(기도, 영적수다)을 찾아야한다. 그것이 기도의 야성이다.

 

그렇다. 하나님 앞에서 우리의 직분이나 사역의 양이나 지식이나, 자격은 의미가 없다. 다만 말씀의 허기짐과 기도의 야성으로 인정 받아야한다. 이 두 가지가 없는 자는 혈압과 맥박이 중지 되었거나 불규칙한 중환자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