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우리의 현실과 이상

성현교회 박형휘 목사(수석상임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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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엔 해처럼 밤엔 달처럼 살고 싶은데 우리는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 투성뿐입니다. 다른 이들은 우리보고 믿음이 좋다고 하지만 실상은 라오디게아 교회처럼 겨우 신앙의 목숨만 연명할 뿐입니다. 기도를 하고픈데 기도가 안되고 말씀대로 살고픈 말씀대로 살기는커녕 묵상도 제대로 안하고 하루를 보냅니다. 주님을 사랑하고 싶지만 실상은 주님을 사랑하는 맘이 식어 있습니다. 하나님을 만나고 싶지만 실상은 만나기 두려워하기도 합니다. 이유는 진짜로 하나님을 만나면 나의 실체가 낱낱이 드러날 같아서 하나님께 따로 혼나지는 않았어도 이런 자체가 고통이요 채찍입니다.

 

실제적인 삶의 고단함 위에 영적인 갈급함이 더하여 겨우 명맥만 하나님의 자녀인 듯싶어 눈물마저 마릅니다. 간혈적인 은혜 체험과 뜨거운 감동은 있다지만 그것은 여름 가뭄에 이슬비 정도에 불과 합니다. 이슬비가 가뭄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듯이 간혈적인 은혜 체험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자기 합리화와 방어에 충실합니다. "그래도 나는 이따금씩 은혜 체험도 있고 뜨거운 눈물도 있었노라고 .." 말이죠. 그러나 이따금씩 (결코 지속적이지 않은)은혜 체험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정도 입니다. 이러다 보면 언젠가는 좋아지겠지 변화되겠지 좋아지는 날은 별로 없는 것입니다.

 

마치 메르스로 뇌사상태에 빠진 중환자처럼 산소마스크(타력) 의해 호흡하듯이 그나마 겨우겨우 유지하던 영적생명 내지는 영적 충만 마저 중단 같은 혼수상태에 빠진 환자처럼 정신이 오락가락하듯 우리의 영적 생명도 엉겹결에 살았다가, 엉겁결에 죽었다가 하는 같습니다. 그러면서도 자신을 끝없이 기만하며 사는 것입니다. "아예 죽은 사는 사람도 많은데..", "전혀 기도도 안하고 사는 사람이 많이 있는데 " 그러면서 안위해 보지만 그럴수록 자책감과 열등감에 빠져서 허우적거리게 됩니다.

 

메르스 환자가 중태에 빠져 나오기 위해서는 영적으로 다음의 회복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첫째는 절실한 회개가 필요합니다. 깨달음은 지식으로 끝납니다. 그러나 철저한 회개는 치유와 회복의 지름길입니다. 가슴속 깊은 곳에서 터져 나오는 뼈저린 회개는 눈물과 함께 성령의 위로와 하나님의 만지심이 있음을 기억해야합니다.

 

둘째는, 피상적인 신앙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형통하고 평안할 때는 영적으로 상승세를 타다가 영적인 고난과 역경이 오면 감당할 없는 요동으로 신앙이 바닥을 드러내는 이유는 영성의 깊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기도를 해도 깊이 몰입하지 못하고 성경말씀을 묵상해도 집중이 안되고 주님의 임재가 경험되지 않은 것입니다. 주님은 베드로에게 깊은데로 가서 고기를 잡으라고 하셨지만, 깊은 곳이 어디인지 모릅니다.

 

셋째는, 우리에게 지속적인 충만함이 없는 이유는 하나님을 만나지 못하였음이 아니고 기도가 부족함도 아니라 우리가 육신대로 살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육신대로 살면 죽는 다고 하셨는데 육신대로 사는 자의 가장 고통은 죽는 것입니다. 죽어야 배에서 생수의 강이 솟아나는 것입니다. 내안에 침체되고 잠들었던 은혜의 생수가 강이 되어 흘러내리면 한도 없고 원도 없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