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 앞 예배집기 강제철거 ‘시민단체충돌’
서울시, 경찰에 허가하지 말라고 협조공문 보내 ‘물의’
서울시가 시청 정문 앞에 설치된 예배집기 등을 강제 철거하다 이를 저지하는 성도 및 시민단체 활동가들과 충돌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성도와 활동가들이 부상을 입었다.
서울시는 7일 오전 시청 정문 앞에 청원경찰들을 투입해“화단을 설치한다”며 비치된 예배집기와 현수막, 피켓 등 시설물을 철거했다. 예수재단과 대한민국살리기1000만명범국민서명운동본부 회원들이 지난해 11월 23일부터 서울시청 앞에서 동성애 반대, 차별금지법 폐기 등을 위해‘진리수호 구국기도회’를 연 지 95일 만이다.
이날 청원경찰을 동원한 서울시 관계자는“매년 이맘때 봄단장을 위해 화단을 설치해 왔다”면서“낮 시간에 집회를 열고 밤에는 예배집기와 의자, 테이블 등을 치워야 하는데 그냥 방치해 청원경찰을 동원해 철거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집회 장소는 시 청사 경계 안”이라며“경찰이 집회를 허가했다 해도 집회 물품 등을 공유재산인 시 청사 안에 두려면 사용신청을 하거나 변상금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청원경찰들은 이날 오후 4시쯤 다시 기도회를 드리려고 돗자리를 펴는 목회자와 성도, 활동가들을 강제로 끌어냈다. 예수재단 대표 임요한 목사는 청원경찰과 10여분 간 몸싸움을 벌이다 허리를 다쳤다. 50대 여성 회원은 끌려나오다 심한 타박상을 입었다. 청원경찰들은 휴대전화로 이 장면을 촬영하는 것도 막았다. 예수재단은 현장에서 철야금식기도를 했다. 임 목사는“5월 1일까지 집회신고를 해놓았는데 이를 방해한 것은 명백한 불법”이라며“박원순 서울시장을 집회 방해 혐의로 고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수재단은 서울시가 오는 6월 9일 동성애자 등 성소수자들의 축제인 ‘2015 제16회 퀴어문화축제’개막식을 서울광장에서 갖도록 허용한 것과 관련, 지난 4일 시청 앞에서 동성애퀴어광란축제저지연대 등과 함께 ‘동성애 규탄대회’도 가졌다. 서울시는 지난 1~3월 남대문경찰서에 3차례 공문을 보내 예수재단의 시청 앞 집회를 허가하지 말라고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는 공문에서 “위 (예수)재단은 현재까지도 우리 시의 사전 사용 승인을 득하지 않은 채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면서“우리 시 공공청사 경계 내에서 집회하고 있는 재단에 대해 집회를 금지 또는 제한하여 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남대문경찰서는 그러나 이 같은 공문이 적법하지 않다고 판단해 집회허가를 내줬다. 임 목사는 8일 예배에서“대한민국은 법치국가”라며“서울시가 남대문경찰서에 집회허가 불허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낸 것은 헌법이 보장한‘집회 시위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임 목사는“동성애 축제 서울광장 장소 허용이 취소될 때까지 평일 오후 2시 기도회와 토요일 오후 2시‘행복한 대한민국 만들기 동성애 규탄대회’를 열 계획”이라며 한국교회에 기도와 동참을 호소했다. 편집부 최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