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사도영성 그 이론적 배경(3)
제1장「사도영성」에 대한 이해
지은이 홍 항 표 / 발행처 도서출판 아이네오 / 주 소 서울시 금천구 독산동 900-8 서원빌딩 512호 전 화 02) 3471-4526
영성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삶의 본질에 대한 확신을 통해 구체적으로 표현되는 개인이나 공동체의 특성으로 삶의 실천적인 표현을 가지고 있다.
영성은 단순한 지식이나 이해가 아니라, 삶의 본질에 대한 나름대로의 확신에 따라서 사는 삶의 형태를 지칭하는 것으로서, 다른 말로 표현하여‘통합성’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인간의 모든 활동 영역을 분석해 보면‘지적인 차원’, ‘정서적 차원’, ‘의지적 차원’ 등 세 가지의 차원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 세 가지의 서로 다른 차원적 요소들은 인간 속에서 서로 통합되어 영성을 만들어 낸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반해‘홈즈’(U. T. Homes)는“영성은 관계를 위한 인간의 주역으로서, 이 능력은 감각적 현상을 초월하며, 이 관계는 주체자의 노력과는 독립된 고양된 의식으로서의 주체자에 의해 감지되며, 이 관계는 역사적 환경에서 본질적 의미가 주어지며, 세상에서 창조적 행위 속에서 스스로를 나타내 보이는 것.”이라고 하였다. 이에 필자는‘영성에 대한 정의’를 다음과 같이 내리고자 한다.
“영성은 삶의 궁극적 실체와의 만남을 통한 자기 자신과의 만남이요 자신이 속한 공동체와의 만남이다. 이 관계는 지?정?의를 통합한 차원으로 이루어지며, 이 관계를 통해 삶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목적의식, 정서를 체험케 된다. 그리하여 궁극적 실체, 자기 자신 그리고 공동체에 대한 관계적 이해 속에서 자신의 삶을 이 삼자들에게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2. 일반적 영성이해
‘영성’(spirituality)이라는 용어는 혼란스럽고 혼용되는 혼합적인 말이라고 할 수 있다. 한자로 쓰면‘靈性’(영성)은 글자 그대로‘신령한 성품’을 의미하는 말로 들린다. 실제 국어 사전에서도 한자어의 뜻을 풀어서 이해하고 있기도 하다. 영어의‘spirituality’는‘정신적인 사람’을 의미하는 용어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영성의 일반적인 이해를 생각할 때,‘영성’은‘어떠한 정신을 가지고 살아간다든지 또는 누구의 정신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자기가 보기에 가장 이상적인 정신을 자기의 정신으로 받아들여 그 정신을 실천하기 위하여 자기의 생명까지도 걸 수 있는 가치를 의미한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영성은‘인간의 최고 덕과 가치와 목표는 무엇일까?’와‘같은 형이상학적 물음’과 깊은 연관이 있다.
이러한 물음에 대한 대답은 결코 한 가지만이 있을 수 없다. 왜냐하면 사람마다 자기 인생에 대한 이해가 다르며, 자신만의 최고의 덕과 가치와 목표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인간의 최고의 가치와 이상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대한 대답의 차이는‘영성의 차이’를 가져오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일반적 의미에서의 영성이라는 말은 다음과 같이 정의해 볼 수 있다.“영성이라는 말은 자기가 판단할 때 가장 이상적이요 최고의 덕과 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분명한 인생의 목표를 제시해 주는 하나의 정신을 받아들이며 그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살고 죽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여기서 혹자는‘정신적 가치를 추구하지 않는 사람은 영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에 맹점을 발견하게 된다. 왜냐하면 정신적 가치라고 하는 그 기준이 모호하다는 것이다. 즉,‘물질적 쾌락이나 육체적 정욕을 추구하는 것이 자신의 정신적 가치라고 주장한다면, 그 사람에게 영성이 없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영성은‘개인적’이고‘주관적’인 인간 중심적 사고로 형성되는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할 때에, 거기에는 무한 선으로부터 무한 악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가치의 차이들을 단지‘영성의 차이’라는 입장으로 볼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영성의 개념에 대한 모호한 이해로 인해서, 그 이름은 다르지만 유사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 여러 가지 또 다른 개념들이 오늘날‘영성’이라는 이름으로 통용되고 있는 것이다.
카톨릭 신학자인‘마이클 다우니’(Michael Downey)는 영성에 대한 혼란스러운 모습들에 대해서 정리가 필요하다는 의미로,“신성한 것에 대한 사람들의 모든 진지한 추구들을 충분히 포용하면서 동시에 영성이라는 거대한 이름하에 행해지는 인간의 자기표현을 분별할 수 있는 잣대가 있어야 한다.”고 하면서, 영성의 정의를 내림에 있어서 다음과 같은 두 흐름이 있음을 지적한다. 첫째‘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와 차원의 존재에 대한 인식’이며, 둘째‘분열과 비인간화하려는 세력 앞에서의 개인의 온전성을 추구하려는 노력’이라는 것이다.‘다우니’는 인간본질과 경험의 구성 요소로서의 영성을 강조한 학자들과 그들의 주장들을 열거하면서 종교적 영성으로서의 가능성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열어두고 있다.
“영성이란 단어는 인간 경험 가운데 있는 한 요소 즉, 정확히 말하면 인간으로서 경험되는 것을 묘사하는 것이다. 여기서 의미하는 영성은‘궁극적인 가치를 향한 인간의 진실된 추구 또는 최고의 이상이나 목표를 달성하려는 인간의 노력’을 말한다. 이런 광의적인 의미에서 볼 때, 영성은‘자기 초월을 통한 점진적인 인간통합’에 관심을 가진다. 이는 궁극적 관심의 지평선 안에서 그리고 그것을 추구하는 중에 이루어진다.”‘다우니’가 주장하는 내용의 핵심은‘인간의 경험’,‘인간의 노력’,‘인간의 통합’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에 계속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