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일제 식민지배가 하나님의 뜻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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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로로서 교회에서 신앙강연을 두고 요즘 나라가 뜨겁다. 국무총리로 지명된 문창극 장로의 발언으로 인하여 여야가 극언을 주고받으면서 불신 사회에 하나님의 뜻이 유행어가 되어버렸다.

 

문제는 사회뿐 아니라 교회 안에서도 뜨거운 논쟁거리이다. 불행한 역사는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모든 역사가 하나님의 안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물론 교회에서의 설교나 강연은 신앙의 테두리에서 이해되어야 하는 특수한 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제대로 이해할 없는 일반사회의 언어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해되지 않는다고 비판하는 것은 지나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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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승구 교수 ▶  이에 대해 신학자 분들의 소견이 무엇인지 긴급히 알아보았다.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이승구 교수는 무엇보다 먼저 국무총리로 지명된 개인에 대해서 우리가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는가와 상관 없이 문제를 다루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를 반대하는 이들은 그의 연설에 문제를 발견하려 하고, 그를 찬성하는 이들은 그의 연설을 좋게 보려고 한다면 그것은 이미 선입견을 가지고 문제를 보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문제의 핵심은 전체적 의도를 살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체적 의도에 의하면, 우리에게 해방 등의 기회를 주신 것이 하나님의 뜻이고, 우리들에게 고난이 주어진 것에도 의미를 찾는다면 상황 속에서 우리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살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벗어나서 어떤 구절만 떼어 놓고 발언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말을 이어 가는 것은 전체적 의도를 손상시킬 있습니다.

 

요즈음의 상황 속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들의 유익과 자기 생각에 사로잡혀서 생각하고 말하는 것을 봅니다. 그것을 벗어나야 진정 그리스도인답게 세상을 보는 것입니다. 문제도 우리의 이데올로기와 정파적 이해를 떠나서 생각하는 일을 먼저 해야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객관적인 것이 중요한 때입니다.라고 회신을 보내왔다.

 

고려신학대학원 박영돈 교수는 페이스북에 아티클을 보내왔는데 하나님의 뜻을 이방인들이 다수를 점유하고 있는 특정 국가에 그대로 적용하여 하나님의 뜻을 운운하는 것은 성경해석의 기본에서 한참 벗어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종윤 목사는 여러 언론사에 기고한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의 말이 주는 의미'라는 주제의 아티클에서 문후보가 교회에서 강연은 모든 것이 하나님 안에서 이루어짐을 강조한 지극히 성경적 표현이라고 주장한다.

 

 

하나님의 뜻

-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의 말이 주는 의미?

이종윤 (한국기독교학술원원장, 서울교회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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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윤 목사 / 대한민국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된 문창극 장로가 그가 섬기는 교회의 특강에서 일제의 식민지배 남북분단이 하나님의 이라는 취지의 강연을 것이 일반인의 정서와 다소 거리가 있을 있다며 그런 때문에 오해의 소지가 생긴 것은 유감이라고 본인이 밝혔다. 문후보는 자신이 믿고 있는 기독교적 세계관을 갖고 역사인식을 것을 고려한다면 그의 강연 내용은 기독교 신학의 입장에서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아니라 오히려 매우 수준 높은 신앙인임을 보여준다. 가령 미국에서 대통령후보에게 TV토론을 시켜 놓고 각각의 종교를 묻고 기독교인이라 하면 주일성수, 성경읽기, 십일조 생활 등을 철저히 질문하며 자기가 믿는 종교에 헌신(獻身)도를 통해 국민들이 그를 검증케도 한다. 그는 앞으로 총리로 인준 된다면 공직자로서 균형있고 공정하게 국정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며 국회청문회에서 이런 의지와 방향을 소상히 밝히겠다 말했다.

 

하나님의 뜻이란?

기독교인들이 믿고 있는 성경에 의하면 세상만사는 우연히 흘러가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계획 속에서 모든 것이 이루어지고 있다. 문제는 무한하신 하나님의 계획을 유한한 피조물된 인간이 안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고마우신 하나님은 자연을 통해 자기를 계시하시고 특별히 성경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의 깊은 뜻을 우리에게 알려 주신다.

 

기독교 교리를 가르친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7번에 하나님께서 자기 영광을 위하여 자기 뜻을 따라 모든 것을 작정하신다. 이와 같은 하나님의 주권의지는 때때로 우리에게 감추어져 있다. 그러나 하나님의 도덕적 뜻은 성경에 충분히 계시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 알려져 있다.: 하나님의 뜻은 이것이니 너희의 거룩함이라” “항상 기뻐하라 쉬지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너희는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는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이와 같이 감춰진 뜻과 알려진 하나님의 뜻이 있다.

 

개인?가정?국가에 대한 하나님의 뜻

하나님은 우리 삶에 대한 계획을 세우시고 뜻을 세우시고 계신다. 하나님의 영인 성령만이 감춰진 하나님의 뜻을 아시고 하나님 뜻대로 우리를 위하여 간구하신다. 성령의 감화, 인도없이 하나님의 감춰진 뜻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떼를 써서 우는 아이가 자기 소원을 이루는 같으나 부모는 생각이 있어 양보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하나님의 사랑받는 자녀임을 깨닫는 자에겐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 우리는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도록 힘써야 한다. 하나님의 사랑받는 이스라엘은 불순종하므로 약속의 땅에 주간 내에 들어갈 거리를 40년간 결려 가야 하는 고통을 당하면서 하나님 뜻을 모르고 원망과 불평과 시비 속에 살았으나 하나님 앞으로 돌아옴으로 가나안 땅에 들어간다. 그들은 하나님의 뜻을 변경시킨 것이 아니라 고난 속에서 변한 것은 그들 자신이었다. 문후보가 일제의 식민지배와 남북 분열이 하나님의 뜻이라 말은 바로 이와 같은 하나님의 주권사상과 창조능력으로 보전하시고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섭리사상을 믿는 신앙적 표현으로 읽는다면 교회에서 장로로서 있는 가장 성경적이고 역사관을 기독교신앙 차원에서 가장 적합하게 표현한 것으로 이해된다.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대한민국

대한민국 헌법은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가 있음을 선언하고 있다. 종교 신앙이 이데올로기화 그것은 매우 위험한 것이 되나 신앙을 상대화시키는 작업 역시 매우 위험한 것이다. 문후보의 역사관은 하나님의 주권사상을 믿는 그리스도인의 역사 인식에서 출발하고 있는 것임으로 기독교 신학의 차원에서 건강한 신앙인으로 존경받아야 한다. 그가 국무총리로서 자질이 있느냐는 문제와 달리 그의 신앙적 표현이 그의 총리직 부적격자로 판단하는 것은 적법하지 않은 것이다.

 

하나님 뜻대로 하면 모든 것이 선을 이룬다.

문후보는 사람의 계획은 무너질 있으나 모든 것을 조정하시고 통치하시는 주권자 하나님의 뜻은 영원히 이루어짐으로 하나님은 우리 민족에게 고난을 통해 오늘의 영광을 보게 하셨다는 간증과 격려의 말을 것이었지 결코 민족을 폄훼한 것이 아니다. 사도 바울이 육체의 가시를 제거해 달라는 기도를 했을 하나님은 은혜가 네게 족하다 하셨다. 우리가 당한 고난의 길도 따지고 보면 하나님의 은혜였음을 고백한 것이다. 따라서 문후보의 교회에서 강연은 모든 것이 하나님 안에서 이루어짐을 강조한 지극히 성경적 표현인 것이다.

 

 

하나님의 뜻으로 뒤틀린 역사의식

박영돈 교수(고려신학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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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돈 교수(사진) 세월호 사건에 대한 목사들의 망언에 이어 총리 후보로 지명된 문창극 장로의 발언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그가 일제식민지배와 남북분단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논조로 말한 것이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대해 문장로는 교회에서 신앙적인 언설을 그런 식으로 문제시하는 자체가 합당치 않다고 보며, 그러기에 자신의 말에 대해 특별히 사과할 것이 없다고 했다. 오히려 일부 언론이 강연의 전체 맥락과 상관없이 자신의 본의를 왜곡했다며 그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강경하게 맞섰다.

 

그의 발언에 대해 거세게 반발하는 세상과는 달리 교회에서 나타나는 반응은 미묘하게 엇갈린다. 교회 안에는 세상과 함께 격분하는 이들이 있는 반면에 그런 적대적인 반응이 지나치다고 보는 교인들과 목사들도 적잖은 양상이다. 그런 식으로 하나님의 뜻을 운운하는 것이 그동안 한국교회에 너무도 만연했기에 문제의식조차 느끼지 못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른다. 세상역사가 담지하는 복잡다단한 차원의 의미에 대한 심층적인 고찰은 모두 생략하고 하나님의 뜻을 둘러대며 역사를 단순무지하게 해석해버리는 경솔함이 한국교회가 자주 범하는 과오, 신앙의 이름으로 신앙의 본질을 배반하는 어리석음이다.

 

문장로의 발언은 다시 한국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를 드러내며 그에 대한 신학적인 반성을 촉구하는 사건이다. 이는 전통적으로 교회가 신봉해온 하나님의 절대주권사상이 얼마나 피상적으로 이해되는지를 보여주는 실례이다.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일이 하나님의 주권 아래 발생하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악까지도 하나님의 뜻이라는 단순귀결에 이르는 것만큼 주권사상을 왜곡하는 것은 없다. 악과 불의는 결코 하나님의 선하신 뜻이 없다. 불의는 하나님의 공의와 선하심을 거스르는 반역이다.

 

하나님은 당신의 선하신 뜻을 끊임없이 거역하고 방해하며 좌절시키려는 악과 불의의 세력에도 불구하고 모든 반역의 세력을 주권적인 섭리로 제압하고 승화하여 궁극적으로 당신의 선하신 뜻을 이루신다는 것이 주권사상의 핵심이다. 그러나 어떤 선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악과 불의를 발생케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하는 것은 주권사상의 핵심에서 벗어난 것이며 교리를 현저히 왜곡하는 것이다.

 

일제의 악랄한 침략과 착취, 그리고 남북분단과 6. 25 전쟁의 참사가 우리 민족을 연단하여 결국 축복하시려는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하는 것은 하나님의 이름으로 하나님의 이름을 모독하는 위험이 다분한 발언이다. 물론 문장로가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그런 표현은 하나님을 악과 불의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하지 못하게 한다. 동시에 일제 식민통치가 하나님의 뜻이라는 이름으로 어느 정도 정당성과 필연성을 부여받게 되니 사람들이 격분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더불어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었다면 일제치하에 순응한 친일파들은 하나님의 뜻에 순복한 사람들인 반면에 일제식민 통치에 반기를 들고 항쟁한 독립투사들은 모두 하나님의 뜻을 거스른 반역자들이 되는 셈이다. 문장로가 의도하지 않은 것까지 논리적으로 비약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발언이 그런 논리적인 귀결에 이를 수밖에 없다는 엄연한 사실을 회피할 없다.

 

그런 발언에서 나타나는 주권사상에 대한 오해와 맞물린 문제는 잘못된 성경해석이다. 문장로는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과 우리 민족을 대비하여, 하나님이 우리 민족을 새로운 예루살렘으로 세우려하신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그들에 대한 하나님의 특별한 통치와 섭리가 우리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있다고 본다. 이스라엘 백성을 이방의 압제로 연단하신 것처럼 우리 민족을 일제의 지배아래 연단하셨다는 것이다. 이런 성경해석이 그의 역사의식을 상당부분 주관하고 있다.

 

구약의 이스라엘 국가는 앞으로 도래할 메시아 왕국을 대비한 하나님 나라의 모형으로서 하나님이 통치하는 백성이었다. 신약시대의 어떤 국가도 이스라엘의 특권을 승계하는 새로운 이스라엘이나 예루살렘의 역할을 없다. 기독교가 번영할 때마다 특정 국가를 예루살렘으로 등극시키려는 과도한 신앙의 열정과 교권에 대한 야욕으로 뒤틀린 역사의식을 빚어냈다. 미국사회의 저변에 흐르고 있던 패권주의적인 국가관도 이런 역사의식과 무관하지 않다.

 

지금 구약의 이스라엘 국가와 유일하게 대비되는 대상은 새로운 하나님의 백성인 교회이다. 교회가 이스라엘이며 하나님이 직접 통치하는 하나님 나라의 공동체이다. 과거 이스라엘 백성을 다루시는 하나님의 손길에서 오늘날 하나님의 백성들, 교회를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뜻과 섭리를 유추할 있다. 그러나 하나님의 언약백성을 연단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이방인들이 다수를 점유하고 있는 특정 국가에 그대로 적용하여 하나님의 뜻을 운운하는 것은 성경해석의 기본에서 한참 벗어난 것이다. 거기서부터 역사의식이 뒤틀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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