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영성 현주소, 회개ㆍ용서ㆍ사랑ㆍ봉사‘모두’위기

 한국교회 영성의 현주소는 어디일까.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김명혁 목사)는 12일 오전 서울 도곡동 강변교회에서 △회개와 참회 △용서와 화해 △사랑과 봉사 측면에서 한국교회 영성을 점검했다.


    ▲한복협 월례발표회가 '한국교회 영성의 현주소'라는 주제로 열렸다. ?뉴스미션

“기독교 회개 없는 종교로 전락하고 있다”

‘회개와 참회’의 눈으로 본 한국교회 영성 주소는‘수준미달’이었다. 한국교회에 진정한 회개가 사라지면서‘회개 없는 종교’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총신대학교 박용규 교수는“기독교는 회개의 종교임에도 불구하고, 회개를 폄하하거나 눈물 흘리며 회개하는 모습을 조소하는 이들도 있다”며“한국교회 일각에서는 회개가 입술로만의 구호로 그쳐 회칠한 무덤 같이 아무런 영향력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박 교수는“오늘날 강단에서 회개를 촉구하는 메시지가 사라지고, 회개를 외치는 목회자들이 힘없이 무너지는 것을 볼 때 안타까움을 금할 길 없다”며“진정한 회개운동의 회복이야 말로 가장 절실히 요청되는 시대적 사명”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한국교회는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는가”

‘용서와 화해’의 영성은 어떨까. 김성영 백석대학교 석좌교수는‘용서와 화해’의 눈으로 볼 때 한국교회는‘위기’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목회자들이 용서와 화해를 얼마나 성실히 가르치고 있으며, 얼마나 겸손히 실천하고 있는가”라고 반문하면서“우리 안에 진정한 용서와 화해의 강물이 흐르고 있는지 두려울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교회 안에서의 목회자와 성도사이, 그리고 성도와 성도 사이의 갈등과 불협화음, 교단 안에서의 정치적 주도권 싸움이 한국교회의 실상”이라며“이런 모습은 용서와 화해의 영성에 빨간 불이 켜져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랑과 봉사의 영성, 더 강해져야

‘사랑과 봉사’의 영성은 더욱 강해져야 한다는 평가다. 덕수교회 손인웅 목사는“교회가 엄청난 인적, 물적 자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사회봉사, 사회복지를 위해서는 너무나도 인색했다”며“이러한 현상은 아직도 교회의 영성이 그리스도의 사랑과 섬김의 영성으로 변모되지 않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손 목사는“공동체의 영성과 사회 책임의 영성, 생태계를 살리는 영성은 극히 미약하다”며“한국교회가 성장주의에 병들어 가난한 자들을 위한 설교는 하지 않고, 교회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설교를 등한히 하는 것은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렇다면 한국교회의 영성 회복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까. 발제자들은 사랑의 원자탄 손양원 목사와 고당 조만식 선생을 실천 모델로 제시했다.

김성영 교수는“손양원 목사와 조만식 선생의 성서적인 아름다운 영성 실천에 우리 자신을 비춰보자”며“훌륭한 신앙의 선진들이 남겨 놓은 실천의 유산을 오늘에 되살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인웅 목사 역시“개인적 영성과 사회적 영성의 균형이 필요하다”며 “사랑과 봉사의 영성이 위기에 처한 이때에 한국교회는 손양원 목사의 사랑과 봉사의 영성을 본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