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챔프 최요삼선수 끝내 잠이들다 


 
         고인의 뜻에 따라 장기기증 키로

        오는 5일 새벽 6시 발인할 계획

'영원한 챔프' 최요삼이 모든 것을 베풀고 팬들의 곁을 떠났다. 성탄절인 지난해 12월 25일 헤리 아몰(24, 인도네시아)과의 세계복싱기구(WBO) 인터콘티넨탈 플라이급 타이틀 1차 방어전을 치른 뒤 의식을 잃고 쓰러져 사경을 헤매던 최요삼은 6명의 다른 환자에게 새 생명을 전하며 3일 오전 0시 1분을 기해 서울아산병원에서 세상과 작별을 고했다. 향년 35세. 최요삼은 지난 2일 오후 9시 23분 서관 중환자실에서 수술실로 옮겨져 장기적출 시술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이날 최요삼의 장기기증 시술은 서울아산병원 수술팀을 비롯해 전북대학병원과 순천향대학병원, 서울삼성병원 등의 수술팀이 함께 입실해 시행됐다. 2일 자정부터 인공호흡기를 떼고 대동맥 결착조치를 진행한 뒤 총 6개 부분에서 진행된 장기적출은 간과 신장, 심장, 각막, 연골 등의 조직 순으로 진행됐다.

간은 전북대학병원의 환자에게 이식될 예정이며, 각막 2개는 서울아산병원, 신장 2개는 서울아산병원과 순천향대학병원의 환자에게, 심장은 서울삼성병원으로 이송된다. 연골 등의 조직은 냉동보관을 거쳐 추후 이식자를 찾을 계획이다. 이날 적출된 장기는 앰뷸런스 등을 이용해 해당 병원으로 이송돼 곧바로 수혜자들에게 이식된다. 병원 측은 장기적출 시술을 모두 마치는 3일 새벽 마지막까지 선행을 베풀고 숨을 거둔 고 최요삼의 시신을 수습해 가족 측에 인계할 예정이다. 고 최요삼의 어머니 오순이(65)씨를 비롯한 가족들은 장기적출 수술에 들어가기 직전인 2일 오후 8시 30분부터 9시까지 30분 간 그의 모습을 지켜본 뒤, 또다시 회한의 눈물을 흘렸다. 가족들은 공식 사망 시점인 3일 오전 0시 1분부터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빈소를 차렸다. 고 최요삼의 장례는 3일장으로 치러지며, 오는 5일 새벽 6시 발인할 계획이다. 고 최요삼은 경기도 성남화장장에서 화장된 후 장지인 안성 유토피아추모관에서 영면한다. 당초 홍수환 등 프로권투계 원로들이 밝혔던 권투인장 문제는 장례식 기간 가족들과 협의 후 결정된다. 고 최요삼은 지난 달 25일 저녁 뇌출혈과 뇌압상승에 의한 뇌부종 응급수술을 마친 뒤 순천향대학병원에서 약물치료를 받아왔으나 차도가 없었다. 이에 가족 측은 사고발생 나흘 뒤인 지난 달 30일 오후 서울아산병원으로 그를 옮겨 소생에 대한 마지막 희망을 걸었다. 그러나 서울아산병원 측의 진단 결과도 순천향대학병원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 가족 동의하에 지난 2일 새벽 4시10분부터 법적 절차에 의한 뇌사 검사에 들어갔다. 2차례에 걸친 뇌사판정 검사와 뇌파 검사에 반응을 보이지 않은 고 최요삼은 1차 검사가 끝난지 약 7시간이 지난 낮 12시 45분 신경과, 신경외과 전문의를 비롯해 종교인 등이 참여한 뇌사판정위원회(위원장 이정교 신경외과 교수)에서 뇌사에 이르렀다는 최종 판정을 받았다. 고 최요삼의 동생이자 매니저인 최경호 HO스포츠매니지먼트 대표는 이어진 가족 기자회견에서 "형의 욕이라도 듣고 싶다"며 눈물을 흘렸다. 어머니 오 씨도 "아들이 고생만 하다 가게 됐다"며 가족들의 손을 붙잡고 오열했다. 한편, 최요삼이 고인이 된 3일은 지난 1996년 11월 25일 지병으로 타개한 최요삼의 아버지 고 최성옥씨의 기일이기도 해 주변인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당초 가족들은 그의 뇌사판정과 장기적출 시기를 두고 고 최성옥씨의 기일을 피하기를 원했으나, 어머니 오 씨의 뜻에 따라 2일 뇌사판정에 이은 장기적출 시술을 시행했다.

 

 ▲최요삼 빈소=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1호. 02-3010-2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