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 하나님 단어 나오자 마이크 중단” 


 
         심장병원 축사 때 북측이 복음적인 메시지 제재
 

  지난 4일 평양 대동강 구역에서 열린 조용기심장전문병원 착공식에서 북측 관계자들이 남측 목회자들의 복음적인 메시지에 제재를 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축사를 전했던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이용규 대표회장은 12일 세계복음주의연맹(WEA)과의 협약식에서 제프 터니클리프 대표와 대화를 나누던 중 ‘축사 사전 검열’, ‘마이크 중단’ 등이 있었던 사실을 언급했다. 이 같은 언급은 양측 대표가 북한의 종교의 자유와 인권문제의 심각성을 두고 논의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 대표회장은 “얼마 전 북한의 조용기심장 병원건립식에 축사로 초청받았다”며 “북측에서 미리 축사 내용을 보내달라고 하기에 보내줬더니 ‘하나님’이라는 단어는 모두 다 빼버렸더라”고 당황스러웠던 경험을 꺼냈다. 또 축사 도중 아예 마이크를 끊어버렸던 일도 언급했다. 그는 “‘북한 땅 평양에 심장병원이 지어질 수 있게 허락하신 하나님께 영광과 찬송을 돌립니다.’ 라고 말하는 순간 마이크를 꺼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그 자리에는 노동당 직원들도 많이 참석했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회장은 이어 “‘올해가 1907년 평양대부흥 1백주년의 해인데 당시처럼 평양에 부흥의 열기가 불일 듯 일어나길 바란다’고 했더니 또다시 마이크를 꺼버렸다”고 말했다. 또한 “적절치 못한 단어사용을 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던 일도 언급했다. 이 대표회장은 당시 축사에서 “‘놀라운 결단을 하신 조용기 목사님과 여의도순복음교회에 감사드린다. 조선그리스도교연맹 강영섭 위원장님 등 북한 주민들과 남북교회 모두가 하나 되고 한반도에 평화통일을 이루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가 ‘왜 남북이라고 했느냐, 남녘 북녘이라고 해야지’라고 뭐라 한소리를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표회장은 “분위기가 안 좋고 강력한 컴플래인이 들어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한 상황이 이어지자 이 대표회장은 목회자 직분을 가진 북측 한 관계자를 만나 이에 대해 ‘한마디’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회장은 “내가 무엇을 잘못했느냐. 당신도 목사고 나도 목사인데 화해와 평화를 이루자는 것이 뭐가 잘못이냐. 부흥의 역사가 일어나길 바란다는 것이 뭐가 잘못이냐”고 했더니 아무 말 못하더라고 말했다. 이 같은 북측의 축사 사전 검열과 마이크 중단은 이용규 대표회장에게만 해당됐던 것이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이 대표회장과 함께 축사를 전한 KNCC 총무 권오성 목사나 설교를 한 조용기 목사의 멘트를 다룬 한 언론사의 기사에도 ‘하나님’과 같이 직접적으로 복음을 이야기하는 단어는 언급되지 않았다. 다만 조용기 목사가 “그리스도안에서 하나가 돼야 한다. 평양에 심장병원을 세우라는 하나님의 지시를 받고 이곳에 오게 됐다”고 말했고 설교 중 정전으로 마이크가 꺼졌지만 차분하게 설교를 이어나갔다고 묘사했다.하지만 이같이 남측과 북측 간 의견 마찰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에도 여의도순복음교회측은 2010년에 개원 예정인 조용기심장전문병원에 원목실과 예배실을 마련하기로 북측과 합의했다고 말했다. 조용기 목사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원목실과 예배실을 만들고 남측이 파견한 목사를 두는 것에 대해 북측이 강하게 반대했으나, 교회가 건설한 병원에 당연히 원목실이 있어야 한다고 설득하고 남측의 큰 병원에는 예배실이 반드시 있다는 것을 사진으로 보여주자 비로소 북측도 합의하기로 약속했다”고 설명했다.